트럼프가 놀린 마크롱 '탑건 선글라스'…주문 폭주에 홈피 마비

가격 113만원…이탈리아 모기업 주가 31% 껑충
WSJ "트럼프에 맞서는 이미지 각인…중요한 정치적 안경"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서 연설하고 있다. 2026.1.20 ⓒ AFP=뉴스1 ⓒ News1 김경민 기자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다보스포럼)에서 착용한 파일럿 선글라스가 주목받으면서 해당 제품을 생산하는 브랜드의 주문이 폭주하는 일이 있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22일(현지시간) 마크롱 대통령이 다보스포럼 연설에서 착용한 선글라스가 프랑스 소규모 안경 수제 브랜드 '앙리 쥘리앙'의 '퍼시픽 S 01' 제품으로 알려지면서 주문이 쇄도하고 있다. 이 선글라스는 앙리 쥘리앙 웹사이트에서 "탁월한 견고함, 우아함, 그리고 독창성을 결합한 실루엣을 자랑한다"고 소개되고 있다. 가격은 659유로(약 113만 원)이다.

지난 20일 마크롱의 연설 이후 방문자 수만 명이 몰리며 웹사이트가 여러 차례 마비되자 앙리 쥘리앙은 전용 임시 페이지를 개설해야 했다. 이 브랜드를 2023년 인수한 이탈리아 기업 아이비전테크는 이날 주가가 31.66% 급등하며 시가총액이 약 410만 달러(약 60억 원) 증가했다고 포브스는 전했다.

스테파노 풀치르 아이비전테크 사장은 가디언 인터뷰에서 엘리제궁이 2024년 G20 정상회의 기간 외교 선물로 주고 마크롱 본인도 사용할 프랑스산 선글라스로 해당 제품을 구매했다고 밝혔다. 풀치르 사장은 "정말 특별한 날이다. 대통령이 우리 안경을 착용하시다니 정말 영광"이라고 말했다.

앞서 마크롱은 다보스포럼에서 짙은 파일럿 선글라스를 쓴 채로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하는 연설에 나섰다. 마크롱은 당시 연설에서 선글라스를 벗고 충혈된 오른쪽 눈을 공개하며 "보기 흉한 제 눈을 양해해 달라"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해 "지금은 새로운 제국주의나 식민주의가 필요한 시대가 아니다"라며 "우리는 협박보다 존중을, 폭력보다 법치를 선호한다"고 말했다.

이날 연설에서 마크롱이 선글라스를 끼고 트럼프 대통령을 '폭력배'에 빗대며 비판하는 모습이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유럽 일간지들은 마크롱 사진을 1면에 싣고 미국을 비판하는 그의 발언을 주요하게 다뤘다. 소셜미디어에서도 선글라스가 영화 '탑건'의 오마주 같다는 반응을 불러일으키며 온라인 밈(meme)의 소재가 됐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도 다보스포럼 연설에서 "어제 그 멋진 선글라스를 낀 그를 봤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건가"라며 "그가 센 척하려고 하는 것을 봤다"고 비아냥댔다.

WSJ는 마크롱의 선글라스 차림이 '탑건'의 주인공 매버릭을 연상시켰다면서 "많은 사람은 마크롱이 '유럽의 누군가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맞서야 할 때'라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이어 "세라 페일린의 무테안경 이후 가장 중요한 정치적 안경 중 하나"였다고 평가했다.

jwl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