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사' 親우크라 러 의용군 수장 무사…러 현상금 7억 '꿀꺽'

우크리 국방정보국 "러 정보기관 기만 위한 특수작전 일부"
"카스푸틴 사령관 생환 환영…우크라서 임무 수행 준비 중"

러시아 의용군단(RDK) 사령관 데니스 카푸스틴. 2024.03.21. ⓒ 로이터=뉴스1 ⓒ News1 윤다정 기자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우크라이나 국방정보국(HUR)이 동부전선에서 임무를 수행하던 친(親)우크라이나 러시아 의용군 수장이 전사했다고 거짓 발표해 러시아 정보기관이 그에게 내건 현상금 50만 달러(약 7억 원)를 고스란히 챙겼다고 밝혔다.

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이우인디펜던트·BBC·AFP 등에 따르면, 키릴로 부다노우 HUR 국장은 텔레그램을 통해 "생환을 환영한다"며 러시아 의용군단(RDK) 데니스 카푸스틴 사령관과 이번 작전에 참여한 정보팀을 축하하는 메시지를 냈다.

앞서 지난달 27일 HUR 산하 티무르 특수부대는 카푸스틴이 우크라이나 자포리자주에서 임무 수행 중 전사했다고 발표했다.

카푸스틴은 반(反)크렘린·반푸틴 성향 러시아 인사로, 그가 이끄는 RDK는 2023~2024년 자유러시아군단·시베리아 대대 등 다른 러시아 반크렘린 조직들과 함께 러시아 벨고로드주·쿠르스크주 국경을 넘는 공격 작전을 수행해 왔다. 러시아는 그를 테러리스트로 지정하고 암살을 기도해 왔다.

HUR은 "전사 보도는 러시아 정보기관을 기만하기 위한 복합 특수작전의 일부"라며 "러시아 특수기관 내부의 기획·실행자, 즉 관련 인물들의 범위가 특정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재 카푸스틴은 우크라이나 영토에 있고 주어진 임무를 계속 수행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 정보기관은 카푸스틴 암살이 성공할 경우를 조건으로 현상금 50만 달러를 책정했는데, 티무르 특수부대 사령관은 "러시아 정보기관이 내건 자금을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부다노우는 "당신의 암살을 위해 책정된 자금이 우리의 투쟁을 지원하는 데 사용됐다는 점이 기쁘다"고 말했다.

카푸스틴은 브리핑 화상 연결을 통해 "나의 일시적 부재는 전투 임무의 질이나 성공에 영향을 주지 않았다"며 "나는 작전 지역으로 이동해 RDK 지휘를 계속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암살 성공을 위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8년 5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정권에 반대해 온 저명한 러시아 언론인 아르카디 바브첸코는 우크라이나 보안국(SBU) 지원을 받아 자택에서 총격으로 숨진 것으로 위장했다.

바브첸코는 발표 다음 날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직접 모습을 드러냈다. 우크라이나는 이로 인해 언론인들과 언론 자유 단체 등의 비난을 받았으나 "암살을 막기 위한 유일한 방법이었다"고 주장했다.

한편 AFP에 따르면 카푸스틴은 과거 종합격투기(MMA) 대회를 조직했고 '화이트 렉스'(White Rex)라는 의류 브랜드를 운영하기도 했으며, 극우 성향·축구 훌리건 문화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전투원 중 일부는 네오나치 견해를 공개적으로 표명해 왔다.

mau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