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미합의 10%에 모든 운명 걸려…지쳤지만 항복은 없다"

신년 연설서 "돈바스 철수하면 끝난다는 거짓말 들려"
"강력한 안전보장에 서명할 것…러 제재 강화해야"

신년 연설하는 젤렌스키 대통령.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홈페이지 캡처. 2026.01.01

(런던=뉴스1) 이지예 객원기자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31일(현지시간) 신년 연설에서 "종전 협정이 90% 완료됐다"며 영토 등을 둘러싼 나머지 10%를 어떻게 합의하느냐에 운명이 걸렸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새해를 앞두고 발표한 신년 연설에서 "남은 10%에 사실상 모든 게 담겼다"며 "10%가 평화·우크라이나·유럽의 운명과 사람들의 삶의 방식을 결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크라이나는 평화를 원하지만 어떤 대가든 감수하겠다는 것은 아니다. 종전을 원하지 우크라이나의 종말을 원하지 않는다"며 "아주 많이 지쳤지만 그렇다고 항복할 준비가 됐다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돈바스(러시아가 영유권을 주장하는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루한스크)에서 철수하면 모든 게 끝날 것이라는 거짓말이 러시아어에서 우크라이나어·영어·독일어·프랑스·전 세계 언어로 번역돼 들린다"고 말했다.

이어 "역사상 러시아가 자유 의지로 전쟁을 끝낸 적은 단 한 번도 없다"며 "오직 타자의 압력과 강압에 의해서만 전쟁을 끝냈으면서 러시아는 이를 선의의 제스처라고 주장한다"고 지적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과거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및 서방 열강과 도출한 1994년 부다페스트 각서는 '종이 한 장짜리' 허울뿐이었고 2014년 민스크 협정 역시 '치밀하게 짜인 함정'이었다고 꼬집었다.

그는 "부실한 합의 서명은 전쟁에 불을 지필 뿐이다. 강력한 합의에 서명할 것"이라며 "미국 의회와 유럽 의회 등 모든 파트너가 안전보장을 비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오늘 우리에겐 두 가지 선택지뿐이다. 세계가 러시아의 전쟁을 멈추거나 러시아가 세계를 전쟁에 끌어들이거나 둘 중 하나"라며 미국과 유럽의 대러 제재 강화를 촉구했다.

그는 "우크라이나는 유럽의 안락한 삶을 러시아가 짠 세계로부터 지켜주는 유일한 방패"라며 우크라이나가 무너지면 다음은 폴란드, 발트 3개국(에스토니아·라트비아·리투아니아),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차례라고 경고했다.

ez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