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전 지중해 침몰 러 화물선, 北핵잠용 원자로 싣고 있었다"
스페인 언론 "원자로 2기 부품 선적…목적지 北나선"
외부 충격에 침몰 흔적…서방 잠수함 어뢰공격 가능성
- 이정환 기자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1년 전 스페인 앞바다에서 침몰한 러시아 화물선이 북한으로 향하는 핵추진잠수함용 원자로를 운반하고 있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프랑스 르파리지앵, 우크라이나 군사전문매체 밀리타니 등은 스페인 매체 라베르다드를 인용해 러시아 화물선 우르사 메이요르(Ursa Major)호가 '비밀 전략화물'을 운송 중 침몰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국방부 산하 기업 오보론로지스티카 소속 우르사 메이요르호는 지난해 12월 23일 기관실 폭발로 스페인 동남부 카르타헤나의 지중해 앞바다에서 침몰했다. 당시 구조된 이고르 블라디미로비치 아니시모프 선장은 수사관들에게 화물선이 빈 컨테이너, 항만 크레인 2대, 러시아 쇄빙선 프로젝트용 부품 2기를 싣고 블라디보스토크로 향하고 있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침몰 몇 주 뒤 러시아 간첩선으로 의심받는 얀타르호가 사고 해역으로 이동해 스페인 당국의 의심을 샀다. 당국은 얀타르호가 잠수정을 투입해 침몰 선박에 남은 화물의 흔적을 은폐하는 작전을 수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항공사진 분석 결과 각각 무게가 65톤에 달하는 VM-4SG 원자로 2기의 케이스가 해당 선박에 실렸던 것으로 확인됐다. VM-4SG는 냉전 시대 러시아 핵잠수함에 동력을 공급하는 해군 원자로의 최종 버전이다. 현재에도 러시아 해군 델타급 잠수함 6척에 탑재돼 있다.
다만 당국은 침몰 당시 발생한 폭발을 고려할 때 화물선에는 핵연료가 실려 있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또 당국에 따르면 선박의 목적지는 블라디보스토크가 아니라 북한 나선시였다. 선박에 실려 있던 항만 크레인은 항구 기반시설이 부실한 나선에서 원자로 하역에 사용될 목적이었을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우르사 메이요르호의 침몰 원인은 여전히 밝혀지지 않았다. 침몰한 선체에서는 금속이 안쪽으로 변형된 직경 50㎝의 구멍이 발견됐는데, 이는 초공동어뢰(supercavitating torpedo)의 타격 흔적과 유사하다고 당국은 밝혔다.
라베르다드는 러시아, 중국,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국가만 초공동어뢰를 보유하고 있다며 "서방 국가의 잠수함이 러시아가 북한에 원자로 2기를 비밀리에 공급하는 것을 막기 위해 이 사건을 일으켰을 수 있다"고 추정했다.
지난 25일 북한은 건조 중인 '핵동력전략유도탄잠수함'의 선체 사진을 처음으로 공개하며 잠수함이 8700톤급이라고 밝힌 바 있다. 예상보다 빠른 건조 속도에 지난해 우크라이나 전쟁에 군대를 파병한 뒤 러시아로부터 소형 원자로와 무기체계 관련 기술을 전수받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jwl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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