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트럼프-젤렌스키 회동 직전 키이우 미사일-드론 맹폭

종전 협상 앞둔 무력 시위…젤렌스키 "영토-안보보장 90% 합의"

왼쪽부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자료사진) 2025.8.23 ⓒ AFP=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마러라고 '담판'을 앞두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역에 대규모 공습을 퍼부으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27일(현지시간) 로이터, AFP 통신에 따르면 이날 새벽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포함한 전역에 러시아의 미사일과 드론 공격이 가해졌다. 키이우 시내 곳곳에서 강력한 폭발음과 함께 방공 시스템이 가동되었으며, 공습경보는 약 4시간 동안 이어졌다.

이번 공격은 28일 플로리다에서 예정된 젤렌스키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회담을 불과 하루 앞두고 발생했다.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협상 테이블에서의 우위를 점하기 위해 군사적 압박을 극대화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트럼프 행정부와 공동 마련한 ‘20개항 평화안’이 90% 가까이 완성되었다고 밝혔다. 이번 평화안에는 현재 전선을 동결하고 비무장 지대를 설정하는 방안이 포함되어 있으나, 핵심 쟁점은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아직 통제 중인 도네츠크 동부 지역에서 철수할 것을 요구하고 있으며, 우크라이나는 현재 전선 유지를 고수하고 있다.

미국은 이에 대한 절충안으로 해당 지역에 '자유경제구역'을 설정하는 방안을 제안한 상태다. 또 유럽 최대 규모인 자포리자 원자력발전소의 통제권을 두고 미국은 '미-러-우 공동 관리'를, 우크라이나는 '미-우 공동 운영'을 주장하며 맞서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회담에 대해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내가 승인하기 전까지 젤렌스키는 아무것도 가진 게 아니다"라며 주도권이 미국에 있음을 명확히 했다. 또한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도 곧 대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러시아의 세르게이 랴브코프 외무차관은 "협상이 전환점에 도달했다"며 조심스러운 낙관론을 폈으나, 동시에 우크라이나가 미국의 초안을 수정해 협상을 방해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새해 전까지 많은 것이 결정될 수 있다"며 속도전을 예고했다. 하지만 러시아가 돈바스 전역 인도와 NATO 가입 포기라는 기존의 '레드라인'을 굽히지 않고 있어, 28일 일요일 플로리다 회동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딜'을 끌어낼 수 있을지가 전쟁 종식의 분수령이 될 수 있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