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사무총장 "유럽 독자방위? 미국 없이는 안 된다"

유럽의회 유력 정치인 '유럽군 창설' 주장에 정면 반박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사무총장이 뮌헨안보회의(MSC)가 행사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2025.12.11./뉴스1 ⓒ 로이터=뉴스1 ⓒ News1 이창규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은 국방 문제에서 유럽이 미국으로부터 독립해야 한다는 주장을 일축하며 대서양 동맹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뤼터 사무총장은 26일(현지시간) 공개된 독일 dpa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유럽 일부 정치인이 제기한 '유럽판 나토' 창설이나 유럽군 파병 제안에 명확한 반대 입장을 밝혔다.

뤼터 사무총장은 유럽의 독자적인 안보 구조를 만들자는 일각의 주장에 반대한다면서 "국방 문제에서 유럽이 미국으로부터 완전히 독립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나토에 전적으로 전념하고 있다는 것을 절대적으로 확신한다"며 유럽이 국방 책임을 더 많이 맡되 반드시 미국과 함께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발언은 유럽의회 내 최대 정당 연합체인 유럽국민당(EPP)을 이끄는 만프레트 베버 의원의 주장에 대한 반박으로 보인다.

베버 의원은 최근 "유럽 국기를 단 군인들이 우크라이나 친구들과 함께 평화를 보장하기를 원한다"며 우크라이나 평화 유지를 위해 EU 지휘 아래의 유럽 군대를 파병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EU가 유럽판 나토로 발전해야 한다며 미국에만 의존할 수 없다는 주장을 펼쳤다.

뤼터 사무총장은 베버 의원의 안보에 대한 열정은 높이 평가한다면서도 "나토와 유럽을 얘기할 때 EU는 전부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나토에 속한 23개 EU 회원국의 경제력을 모두 합쳐도 나토 전체 경제 생산의 약 4분의 1에 불과하며, 나머지 75%는 미국·영국·캐나다·노르웨이 등 비EU 회원국이 차지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뤼터 사무총장은 "안전한 유럽은 안전한 미국을 의미한다"며 특히 러시아와 중국의 활동이 증가하는 북극해와 북대서양 방어는 유럽과 미국이 함께해야만 대응할 수 있는 공동 과제라고 강조했다.

한편 뤼터 사무총장은 독일이 국방비 지출을 2029년까지 국내총생산(GDP)의 3.5%로 늘리기로 한 계획에 대해 "매우 인상적"이라며 "유럽 동맹국들 사이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고 칭찬했다.

past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