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성 속 연대' 강조한 英국왕 성탄 메시지…우크라 지지도 강조

찰스 3세 영국 국왕이 2025년 12월 11일 런던 웨스트민스터 사원의 헨리 7세 레이디 채플에서 성탄 메시지를 녹화하며 미소 짓고 있다.  ⓒ AFP=뉴스1
찰스 3세 영국 국왕이 2025년 12월 11일 런던 웨스트민스터 사원의 헨리 7세 레이디 채플에서 성탄 메시지를 녹화하며 미소 짓고 있다. ⓒ AFP=뉴스1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영국 찰스 3세 국왕은 25일(현지시간) 즉위 후 네 번째인 성탄절 메시지에서 다양성 속의 연대와 평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전 세계가 전쟁과 갈등으로 긴장에 휩싸인 가운데 "우리 공동체의 다양성 속에서 옳음이 그름을 이기게 하는 힘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찰스 국왕은 1066년 윌리엄 정복왕 이래 대관식이 열린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사전 녹화한 영상으로 전 국민에게 전해지는 성탄절 방송 연설을 했다. 영국 국왕의 성탄절 방송은 1932년부터 이어온 전통이다.

그는 "나는 서로 다른 신앙을 가진 사람들을 만나면서 평화에 대한 공통된 열망과 모든 생명에 대한 깊은 존중 등 우리가 얼마나 많은 공통점을 가졌는지 알게 됐다"고 말했고 이주와 이동의 시대에 '여정을 함께하는 이들에게 친절을 베푸는 것'의 의미도 강조했다.

연설 뒤에는 전통 의상을 입은 우크라이나 합창단과 런던 로열 오페라 합창단이 공연을 펼쳐 국왕의 우크라이나 지지를 상징했다. 찰스는 올해만 세 차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을 윈저성에서 맞이했으며, 가자 전쟁과 본다이 비치 총격 사건 등 유대인 공동체에 대한 폭력 사건에도 우려와 슬픔을 표명했다.

최근 몇 년간 찰스 국왕에겐 본인의 건강 문제와 가족 갈등이 휘몰아쳤다. 2년 전 암 투병 사실을 공개했는데 이달 초 다행히 새해에는 치료 강도를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며느리인 케이트 미들턴 왕세자비는 항암 치료 후 올해 초 완치 판정을 받았다. 한편 찰스는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과의 연루 의혹으로 동생 앤드루 왕자의 작위를 박탈했다.

올해 9월에는 미국에 거주하는 아들 해리 왕자가 오랜만에 국왕과 만나 화해의 가능성을 보여주기도 했다. 약 2년 만에 이뤄진 만남 후 해리는 "삶은 소중하다"며 관계 회복의 필요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ky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