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EU에 '러 동결자산 지원' 호소…"드론 생산 못할 우려"
'배상금 대출' 논의 EU 정상회의 참석
"벨기에 설득 위해 총리와 비공개 대화"
- 윤다정 기자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유럽연합(EU) 지도자들에게 러시아와의 전쟁을 지속하고 국가를 유지할 수 있도록 러시아 동결 자산을 활용한 자금 지원을 호소했다.
1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배상금 대출' 논의를 위한 EU 정상회의가 열린 벨기에 브뤼셀에서 "이제 결정은 여러분의 손에 달렸다"며 "지금까지 내릴 수 있던 결정 중 가장 분명하고 도덕적으로 정당한 결정 중 하나"라고 밝혔다.
EU는 종전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전쟁 피해 배상금을 지불한다는 전제 하에 러시아 동결 자산을 담보로 우크라이나에 '배상금 대출'(reparations loan)을 제공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를 통해 향후 2년간 우크라이나 재정 수요의 약 3분의 2인 900억 유로(약 154조 원)를 지원한다는 것이다.
독일과 프랑스 등 주요 EU 회원국들은 이를 지지하고 있지만 러시아 동결 자산 대부분인 1850억 유로를 보유(국제 예탁결제기관 유로클리어)하고 있는 벨기에는 러시아 동결 자산을 직접 활용하는 경우 향후 법적인 책임을 떠안을 수 있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해당 자금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대출 형태가 될 것"이라며 "이 돈이 없으면 우크라이나는 드론 생산을 크게 줄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벨기에의 반대와 관련해 "설득을 위헤 바르트 드 베버 벨기에 총리와 비공개로 대화했다"고 밝혔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원조 중단 뒤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가 마련한 미국산 무기 구매 프로그램을 모든 유럽 국가가 지지하는 것은 아니라면서도 "그렇다면 우리가 어떻게 이 겨울을 버티라는 말인가? 우리는 패트리어트 시스템용 미사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국과의 평화 협상과 관련해서는 현재 러시아가 점령하고 있는 자포리자 원자력발전소의 전후 사용 문제, 우크라이나가 돈바스에서 철수하라는 러시아의 요구에 대해서는 아직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전날 유럽을 '새끼 돼지들'(подсвинки)이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하며 "외교로 분쟁의 근본 원인을 제거하고 싶지만, 상대국과 그 배후에 있는 외세가 실질적 대화에 나서지 않는다면 군사적 수단으로 역사적인 영토를 해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mau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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