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편단심 '일부일처제 포유류' 1위 캘리포니아쥐…인간은?

마운틴고릴라·침팬지·돌고래는 '하위권' 머물러
"일부일처·난교 모두 수컷 영아살해 대응 전략"

<사진=University of Cambridge>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포유류 중 일부일처제 비율이 가장 높은 동물은 캘리포니아쥐로 나타났다. 인간은 7위로 나타나 비버보다는 낮았지만 미어캣보다는 높았다.

10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케임브리지대 연구팀은 이같은 내용을 담은 연구 논문 '포유류 맥락에서 인간의 일부일처제'를 '왕립학회보: 생물과학'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동물과 인간의 유전 자료를 분석하고, 각 종에서 같은 부모를 둔 친형제와 한쪽 부모만 공유하는 형제의 비율을 계산했다.

일부일처 수준이 높은 동물은 친형제 비율이 높고, 그렇지 않은 동물은 한쪽 부모만 공유하는 비율이 더 높을 것이기 때문이다.

캘리포니아쥐의 친형제 비율은 100%로 가장 높았다. 이어 △아프리카들개(85%) △다마랠랜드두더지쥐(79.5%) △콧수염타마린(77.6%) △에티오피아늑대(76.5%) △유럽비버(72.9%) △인간(66%) △흰손긴팔원숭이(63.5%) △미어캣(59.9%) △회색늑대(46.2%) △붉은여우(45.2%) 등 순이었다.

마운틴고릴라는 6%대, 침팬지·돌고래는 4%대였다. 침팬지와 고릴라는 인간과 유전적으로 가깝지만, 침팬지는 많은 수컷이 많은 암컷과 교미하고, 고릴라는 나이든 수컷 '실버백'이 여러 마리의 암컷과 교미한다.

인간의 경우 신석기 유적에서 출토된 인골의 DNA를 분석해 집단 내 친형제 비율을 평균 66%로 계산했다.

인간 일부일처 수준은 분석 대상이 된 집단별로 다르게 나타났다. 일례로 영국 코츠월드의 초기 신석기 유적에서는 분석 대상 형제자매 중 친형제 비율이 26%에 그쳤다. 반면 프랑스 북부의 4개 신석기 유적에서는 모든 형제자매가 같은 부모를 둔 친형제로 나타났다.

케임브리지대 진화인류학자 마크 다이블은 "인간은 일부일처제 종 가운데 최상위권에 있지만, 포유류의 압도적 다수는 훨씬 더 난잡한 짝짓기를 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브리스톨대 진화인류학자 키트 오피는 "침팬지와 보노보의 난교와 인간의 일부일처는 모두 대뇌가 큰 영장류 종에서 특히 심각한 수컷 영아살해에 대한 대응 전략"이라며 "암컷은 난교를 통해 부성을 혼란시켜 집단 내 모든 수컷이 새끼의 아버지일 수 있다고 만들거나, 혹은 부성의 확실성을 제공해 단일 수컷이 새끼에 투자하고 보호하도록 만든다"고 설명했다.

옥스퍼드대 진화심리학 교수 로빈 던바는 "인간은 종교적 금기와 다른 사회적 압력때문에 한 배우자를 유지한 경우가 많다"며 "이런 종교가 힘을 잃으면 연속적 일부일처제, 또는 다른 이름의 일부다처제가 빠르게 나타난다"고 말했다.

연속적 일부일처제란 한 명의 배우자와 평생 함께 사는 전통적 일부일처제와 달리, 한 번에 한 명의 짝을 만나는 일부일처제 형태를 여러 번 반복하는 것을 의미한다.

mau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