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존엄사 단체 '디그니타스' 창립자, 조력자살로 사망

스위스 존엄사 단체 디그니타스(Dignitas) 대표이자 변호사인 루트비히 A. 미넬리가 2012년 6월 15일 취리히에서 열린 세계 존엄사 협회 연맹 5일간의 회의에서 사진기자들을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2012.06.15. ⓒ AFP=뉴스1
스위스 존엄사 단체 디그니타스(Dignitas) 대표이자 변호사인 루트비히 A. 미넬리가 2012년 6월 15일 취리히에서 열린 세계 존엄사 협회 연맹 5일간의 회의에서 사진기자들을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2012.06.15. ⓒ AFP=뉴스1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스위스 존엄사 단체 디그니타스(Dignitas)의 창립자 루트비히 미넬리가 조력자살로 생을 마감했다고 단체 측이 30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밝혔다.

AFP통신에 따르면 1998년 이 단체를 설립한 미넬리는 93세 생일을 며칠 앞둔 29일 세상을 떠났다. 단체는 "창립자의 정신을 이어받아 삶과 죽음의 자기 결정권과 선택의 자유를 지향하는 국제적 전문조직으로 계속 운영·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법조인 출신인 미넬리는 스위스 연방대법원과 유럽인권재판소(ECHR)에 여러 차례 소송을 제기해 승소하며 조력자살 관련 법적 논란을 이어왔다. 디그니타스는 그의 활동이 스위스 법에 지속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평가하며, 특히 2011년 유럽인권재판소가 개인이 삶의 종말 시기와 방식을 스스로 결정할 권리를 인정한 판결을 중요한 성과로 꼽았다.

스위스 법은 의사가 직접 치명적 주사를 놓는 등의 안락사는 허용하지 않는다. 그러나 죽고 싶다는 의사를 표명한 사람이 의료진의 도움을 받아 약물을 스스로 주입하는 의사 조력자살은 수십 년 전부터 합법으로 인정돼 왔다.

디그니타스는 현재 회원 수가 1만 명을 넘으며, 스위스 내 다른 유사 단체와 달리 해외 거주자에게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ky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