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년만에 세상에 나온 루벤스 작품, 경매서 39억원에 낙찰
'십자가에 못박힌 그리스도'
- 권영미 기자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바로크 시대 거장인 페테르 파울 루벤스(1577~1640)의 작품이 30일(현지시간) 프랑스 베르사유에서 열린 경매에서 230만 유로(약 39억 1500만 원)에 낙찰됐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처형 장면을 담은 '십자가에 못 박힌 그리스도'(105.5×72.5㎝) 그림은 파리의 한 개인 주택에서 400년 넘게 숨겨져 있다가 최근에야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뉴스위크에 따르면 이 작품은 오랫동안 프랑스의 한 컬렉션에 속해 있었으며, 처음에는 루벤스의 여러 작업실에서 제작된 작품 중 하나로 여겨졌다. 당시에는 1만 유로(약 1700만 원) 이상 가치를 인정받지 못했다.
이번 발견은 미술계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진품 루벤스 작품은 극히 드물고 가치가 높기 때문이다. 특히 이 그림은 십자가에 달린 그리스도의 시신에서 옆구리 상처로 피와 물이 흘러나오는 장면을 묘사한 유일한 작품으로, 루벤스 전문가 닐스 뷔트너는 "루벤스가 단 한 번만 그린 주제"라고 설명했다.
작품의 진위는 과학적 분석과 전문가 검증을 통해 확인됐다. 미세한 안료 층을 조사한 결과, 피부 표현에 사용된 흰색·검은색·붉은색 안료와 함께 루벤스 특유의 기법으로 쓰인 청색·녹색 안료가 발견됐다.
이 그림은 19세기 프랑스 고전 화가 윌리엄 부그로가 소장했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후 그의 가족에게 전해졌다. 오세나 경매장은 "이 작품은 1600년대 초반 이후 사실상 자취를 감췄다가 이번에 다시 세상에 나온 것"이라며 특별한 것임을 강조했다.
루벤스는 십자가 장면을 여러 차례 그렸지만, 이번 작품은 그리스도의 죽음을 독특하게 묘사했다. 이와 함께 확실한 소장 이력과 과학적 검증이 결합해 루벤스의 작품 세계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됐다.
새로운 소유자의 신원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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