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 총리 "EU, 러 동결자산 건드리면 종전 합의 저해"
러 동결자산 활용한 우크라 무이자 대출 계획 반대
- 이지예 객원기자
(런던=뉴스1) 이지예 객원기자 = 유럽연합(EU)이 러시아 동결 자산을 활용한 우크라이나 지원을 섣불리 추진하면 최근 힘 받는 종전 합의를 저해할 수 있다고 바르트 데 베버르 벨기에 총리가 경고했다.
2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데 베버르 총리는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에게 서한을 보내 "제안된 배상금 대출 계획을 성급하게 추진할 경우 EU가 최종적인 평화 합의 도출을 가로막는 의도치 않은 결과를 낼 수 있다"고 밝혔다.
EU는 러시아 동결 자산으로 우크라이나에 1400억 유로(약 231조 원) 상당의 무이자 대출을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동결 자산의 이자뿐만 아니라 원금까지 활용하는 건 이례적이다.
EU 정상들은 10월 회의에서 해당 계획을 논의했지만 벨기에의 반대로 합의가 어그러졌다. 러시아 동결 자산 대부분은 벨기에에 위치한 국제 예탁결제 기관인 유로클리어에 예치돼 있다.
데 베버르 총리는 러시아 동결 자산을 건드릴 경우 러시아가 벨기에 및 유로클리어에 재정적 청구를 하거나 보복 조처를 할 가능성을 우려한다.
그는 "배상금 대출은 근본적으로 잘못된 계획이다. 역사적으로 전쟁 중 동결자산을 쓴 적은 없다"며 "이런 자산은 전후 합의 과정에서 주로 패전국의 전쟁 배상금 지급과 관련한 논의 대상"이라고 주장했다.
EU 집행위원회는 내달 18~19일 정상회의에서 다시 합의를 시도할 계획이다. EU 대변인은 러시아 동결자산을 우크라이나 지원금으로 사용하는 방안을 놓고 벨기에를 포함한 회원국들과 '집중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ez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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