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병력상한 60만→80만…러 "본질 건들면 상황 달라져"(종합)

유럽 제안 반영해 미·러 초안 수정…현재 전시 병력은 90만
트럼프 "엄청난 진전 이뤄 몇몇 이견만 남아"…러 수용 미지수

사진 왼쪽부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블라드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 AFP=뉴스1 ⓒ News1 류정민 특파원

(서울=뉴스1) 김지완 강민경 기자 = 우크라이나 전쟁 평화안이 우크라이나 측의 요구를 반영해 병력 상한선을 60만 명에서 80만 명으로 올리는 등 일부 수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2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가까운 고위 관계자들은 평화안과 관련해 가장 민감한 주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이 결정하도록 남겨 뒀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러한 주제에 영토, 미국의 안전 보장이 포함되며, 우크라이나는 자국의 군 병력을 80만 명으로 제한하는 데 동의했다고 전했다. 현재 우크라이나의 전시 병력 약 90만 명과 큰 차이가 없다.

영국, 프랑스, 독일은 당초 미국이 러시아와 논의해 마련한 28개 조항 평화안에서 '60만 명 제한'을 제시하자, 우크라이나 군 병력의 평시 상한선을 80만 명으로 상향하자고 제안했다.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지난 1주일 사이 전쟁 종식을 위한 엄청난 진전을 이뤘다"며 "미국이 초안을 작성한 기존 28개 조항의 평화 계획이 양측의 추가 의견을 반영해 미세 조정됐으며, 이제 몇 가지 이견만 남았다"고 말했다.

이어 "이 평화안을 완성하기 위해 나는 스티브 위트코프 특사에게 모스크바로 가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만나라고 지시했다"며 "동시에 댄 드리스콜 육군장관이 우크라이나 측과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특사 파견은 미국이 주도한 평화안이 여러 진통 끝에 수정된 직후 이뤄졌다.

당초 트럼프 행정부는 러시아 측과 조율해 28개 조항의 평화안을 마련했으나, 우크라이나의 돈바스 영토 전체 포기와 우크라이나군 병력 제한, 나토 가입 불가 및 나토군 주둔 금지 등 러시아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내용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결국 미국과 우크라이나, 유럽 대표단은 지난 23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만나 평화안을 수정하는 긴급 회담을 실시했다. 이를 통해 우크라이나의 의견을 반영하고 러시아와 직접 관련 없는 조항 등을 삭제해 전체 계획을 19개 조항으로 줄이는 데 합의했다.

수정된 평화안을 두고 미국과 러시아의 막후 협상도 빠르게 진행됐다. 드리스콜 장관은 제네바 회담 직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로 이동해 러시아 대표단과 비밀 회담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크라이나와 유럽의 의견이 반영된 새로운 평화안을 러시아가 수용할지는 미지수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미국과 러시아가 합의한 28개 항목의 종전안 초안이 "(8월 15일) 알래스카 정상회담의 핵심 합의 사항을 반영한다"며 수정된 평화안이 이를 삭제한다면 "상황이 근본적으로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아무도 공식적으로 우리에게 어떤 것도 건네주지 않았다"며 아직 수정된 평화안을 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gw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