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인근 폴란드 철로 폭발로 파괴…러시아 소행에 무게
폴란드 총리 "전례없는 사보타주 행위"
우크라 향하는 서방 무기·원조 핵심 수송로
- 강민경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와 우크라이나 국경 인근 도시 루블린을 잇는 핵심 철도 노선이 16일(현지시간) 폭발로 파괴됐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는 17일 사회관계망서비스 엑스(X)에서 "불행히도 최악의 우려가 사실로 확인됐다"며 이번 사건을 "전례 없는 사보타주"로 규정했다.
이번 사건으로 폭파된 바르샤바-루블린 노선은 폴란드 동부와 우크라이나를 연결하는 핵심 물류 동맥으로, 서방 세계가 우크라이나에 지원하는 무기와 구호품을 수송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해 왔다.
사건은 지난 16일 오전 7시 30분쯤 수도 바르샤바에서 남동쪽으로 약 100㎞ 떨어진 미카 마을 인근에서 발생했다.
당시 여객 열차를 운행하던 기관사가 선로에 생긴 약 1미터 크기 구멍을 발견하고 급히 열차를 멈춰 대형 참사를 막았다. 열차에 타고 있던 승객과 승무원들은 모두 무사했다.
조사 결과 전문가들은 누군가 설치한 폭발물이 터지면서 선로가 파괴된 것으로 결론지었다. 인근 다른 지점에서도 추가적인 선로 손상이 발견됐다.
투스크 총리는 이번 공격을 두고 "폴란드 국가와 시민의 안보를 직접 겨냥했다"고 비판했다.
폴란드 정부는 즉각 군과 정보기관을 총동원해 조사에 나섰다. 브와디스와프 코시니아크카미시 국방장관은 우크라이나 국경까지 이어지는 약 120㎞ 구간의 철도를 군 병력이 직접 점검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직 폴란드 정부는 공식적으로 배후를 지목하지는 않았으나 정황상 러시아의 소행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폴란드는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 지원의 핵심 허브 역할을 해 왔고, 이 때문에 러시아의 위협에 지속적으로 노출돼 왔다.
러시아는 전면전 대신 방화나 사이버공격, 핵심 기반 시설 파괴 등 비군사적 수단을 동원해 유럽 사회를 불안하게 만들고 우크라이나 지원 동력을 약화하는 회색지대 전술을 구사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5월 바르샤바의 대형 쇼핑몰을 전소시킨 화재도 러시아 정보기관의 사주에 의한 방화로 드러났으며, 폴란드 당국은 최근 몇 개월간 러시아를 위해 간첩 및 파괴 공작을 한 혐의로 55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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