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트럼프와 불화설에 "美는 친구…두려워할 일 없어"
지난달 백악관 회동 논란에 "트럼프 지도 던진 적 없어" 부인
"우크라 끝낸 뒤에야 다른 곳 공격할 거란 생각 말아야"…유럽에 경고
- 이정환 기자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불화설을 일축하며 "트럼프를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지난달 백악관에서 만난 트럼프 대통령이 지도를 던지며 격노했다는 관측을 부인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그는 아무것도 던지지 않았다. 확실하다"며 두 정상의 관계가 "정상적이며, 사업적이고, 건설적"이라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17일 백악관에서 열린 회담에서 휴전 중재가 제대로 진전을 보지 못하자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지긋지긋하다"며 전선 지도를 집어던지고, 러시아의 휴전 조건을 수용하지 않으면 '파멸'할 것이라며 욕설을 퍼부었다는 보도가 잇따랐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줄곧 요청해 온 장거리 순항미사일 토마호크 지원도 거부했다.
이에 젤렌스키는 회담이 다르게 전개됐다며, 우크라이나 대표단이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 측에 3개의 스탠드를 설치하고, 러시아 정부를 '약화'해 협상 테이블로 끌어낼 수 있는 무기와 경제제재 등 조치를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모두가 트럼프 대통령을 두려워하지만, 자신은 그렇지 않다며 "우리는 미국과 적이 아니다. 우리는 친구다. 그러니 왜 우리가 두려워해야 하는가"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수년, 어쩌면 수십 년, 수 세기 동안 우리의 전략적 파트너"라며 두 나라가 "제국주의적"이고 수정주의적인 러시아와는 대조적으로 가치관을 깊이 공유한다고 미국과의 연대감을 드러냈다.
또한 젤렌스키는 겨울을 앞두고 우크라이나 전력망을 노리는 러시아의 공격에 맞서 유럽 국가들에 지원을 촉구했다. 그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에너지 시스템에 "테러 공격"을 명령해 민간인을 살해하고 전력과 물이 부족하게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으로부터 패트리엇 방공 시스템 27대를 주문하고 싶다며 그동안 유럽 국가들은 우크라이나에 기존의 패트리엇 시스템을 빌려줄 수 있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궁극적인 평화 정착을 위해 우크라이나에 유럽군이 주둔하는 방안을 환영하며 "우리는 무기, EU와 나토 회원국 가입을 포함해 많은 것을 요청해 왔다"면서도 전투가 진행되는 동안 군대를 배치할지 여부는 궁극적으로 "그들의 선택"이라고 물러섰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나기 전에 러시아가 다른 유럽 국가에 제2의 전선을 열 가능성이 있다며 "푸틴이 먼저 우크라이나를 점령하고 나서야 다른 곳으로 갈 것이라는 생각을 잊어야 한다"고 경고했다.
한편 우크라이나 동부 전략적 요충지인 포크로우스크 대부분이 러시아에 점령된 것을 두고 러시아가 작전에 "17만 명"이라는 엄청난 병력을 투입했다며 "그것이 전부다. 그곳에는 (러시아의) 성공이 없다. 많은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지난달 러시아군의 사상자 수는 2만 5000명에 달하는 기록적인 수치를 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jwl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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