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러 국적자 비자 규정 강화…복수입국 비자 불허

외안 고위대표 "EU 여행은 특권…당연하지 않아"

2023년 11월 8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에 게양된 유럽연합(EU) 깃발이 펄럭이고 있다. 2023.11.08. ⓒ 로이터=뉴스1 ⓒ News1 윤다정 기자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유럽연합(EU)이 러시아 국적자의 복수 입국 비자 발급을 중단하는 등 비자 규정을 강화하기로 했다.

7일(현지시간) 로이터·AFP에 따르면, 카야 칼라스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이날 X(구 트위터)에 "전쟁을 시작해 놓고 유럽에서 자유롭게 이동하기를 기대하는 것은 정당화하기 어렵다"며 이같이 밝혔다.

EU 집행위원회 성명에 따르면 러시아 국적자들은 앞으로 복수 입국 비자를 발급받을 수 없고, EU 국가를 여행할 때마다 새로 비자를 신청해야 한다.

집행위는 "신청자를 면밀히, 빈번하게 심사해 잠재적 안보 위험을 완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민의 무기화, 사보타주 행위, 비자 남용 가능성을 미연에 방지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반체제 인사, 독립 언론인, 인권 옹호자 등에게는 제한적으로 예외가 적용된다.

이번 조치는 다수의 EU 회원국에서 발생한 영공 침범으로 러시아의 '하이브리드 전쟁' 위협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시행됐다.

칼라스 고위대표는 "EU는 유럽 영토에서 계속되는 드론 교란과 사보타주 속에서 러시아 국적자들에 대한 비자 규정을 강화하고 있다"며 "EU로의 여행은 특권이지, 당연히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앞서 EU는 지난달 23일 러시아에 대한 19번째 신규 제재 패키지를 공식 승인했다.

이때 27개 회원국에 주재하는 러시아 외교관들의 회원국 내 이동 시 24시간 전 사전 통보 의무를 지우는 등 여행 통제를 대폭 강화하는 규정을 포함했다.

이런 가운데 일부 강경파 국가들은 일반 러시아 국적자들에 대해서도 비자 규정을 강화할 것을 요구해 왔다.

mau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