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TV 없는 전시실 수두룩"…루브르박물관 털린 이유 있었다
프랑스 감사원 "보이는 데만 신경 쓰고 보안은 뒷전"
작품 구매엔 1억 유로 쓰고 보안 현대화에는 300만 유로 지출
- 이정환 기자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지난달 19일 대규모 도난 사건으로 보안 논란에 휩싸인 루브르박물관에 대해 프랑스 회계감사원은 경영진이 보안을 경시하고 눈에 띄는 사업만 우선시했다고 질타했다.
르몽드에 따르면 6일(현지시간) 회계감사원은 2018~2024년 동안 루브르박물관 운영을 분석한 감사 보고서를 발표했다. 회계감사원은 프랑스 정부와 공공기관의 재정 운용을 감시하는 독립 헌법기관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루브르박물관은 이 기간 작품 구매에 1억500만 유로(약 1700억 원)를 썼지만 보안 현대화 계획에는 300만 유로를 투입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박물관 시설 리모델링에는 6350만 유로를 썼고 기본적인 인프라 유지 보수에는 2670만 유로만 지출했다.
이런 투자 불균형은 심각한 보안 공백으로 이어졌다. 또 모나리자가 전시돼 박물관에서 가장 방문객이 많은 드농관은 2024년 기준 전체의 3분의 1 가량의 전시실에 감시카메라가 없었다. 또 공예품 전시실이 있는 리슐리외관은 4분의 3이 감시카메라가 없는 보안 사각지대였다.
심지어 21년 전인 2004년에 시행된 화재 방지 마스터 플랜은 20년이 지난 지금도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였다.
이에 따라 회계감사원은 감사 기간 "박물관이 작품 인수 및 전시 시설 재정비와 같은 눈에 띄고 매력적인 사업을 우선시했으며, 특히 안전 및 보안을 포함한 건물 및 기술 시설의 유지 보수와 개조는 희생되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비판했다.
이러한 지연은 루브르박물관이 주로 새로운 부서 창설이나 최근에 개편된 공간 재구성 등 눈에 띄는 프로젝트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였기 때문이라고 회계감사원은 평가했다.
박물관 인프라의 느린 개선 속도를 두고 루브르 경영진은 정부의 자금 지원을 대기하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회계감사원은 이를 일축하며 "박물관은 충분한 자체 재원을 보유하고 있고, 추가적인 정부 지원을 기다리는 대신 이러한 긴급 작업을 수행하는 데 재원을 먼저 동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르몽드에 따르면 라시다 다티 문화부 장관은 박물관에 문화 업무 총감찰단을 파견하고, 로랑스 데 카르 루브르 박물관장에게 오는 7일 긴급 임시 이사회를 소집하도록 촉구했다.
이사회의 주요 의제는 박물관의 거버넌스와 조직, 개편, 관장의 직접적인 권한으로 새로운 안전·보안국 창설, 건물·공공장소에 침입 방지 장치를 '지체 없이' 설치하는 것이라고 르몽드는 전했다.
jwl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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