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보닛에 사람 피로 그린 나치 낙서"…독일 주택가 공포의 밤
차량 50대와 건물 벽면, 우편함 등 하켄크로이츠 대거 발견
수정의 밤 나흘 앞두고 벌어져…증오 범죄 가능성
- 강민경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독일 남서부의 한 주택가에서 사람의 피로 그려진 나치 상징 '하켄크로이츠' 낙서가 대량으로 발견됐다.
dpa통신 등에 따르면 현지 경찰은 지난 5일(현지시간) 밤 프랑크푸르트 인근 도시인 헤센주 하나우의 주택가에서 하켄크로이츠 낙서가 무더기로 발견됐다고 밝혔다.
차량 약 50대의 보닛과 건물 벽면, 우편함 등지에 붉은색 나치 상징이 곳곳에 그려져 있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 분석 결과 낙서에 쓰인 붉은색 액체는 인간의 혈액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범행에 사용된 혈액이 생명을 위협할 수준은 아니라고 보고 용의자를 추적하고 있다. 용의자에겐 위헌 조직 상징물 사용 및 재물 손괴 혐의가 적용됐다.
하켄크로이츠는 갈고리 십자가라는 뜻으로 아돌프 히틀러가 이끌던 나치당의 핵심 상징이었다. 제2차 세계대전 패전 이후 독일은 과거사에 대한 깊은 반성을 토대로 '반나치법안'을 제정했다.
이 법안은 하켄크로이츠를 포함한 나치의 모든 상징물을 공공장소에서 전시하거나 사용하는 행위를 엄격히 금지하며, 위반 시 최대 3년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이번 사건은 나치의 유대인 학살을 반성하는 '크리스탈나흐트'(수정의 밤) 기념일을 불과 나흘 앞두고 벌어져 증오 범죄라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범행 장소인 하나우는 2020년 2월 한 극우주의자가 시내 물담배 카페에서 총기를 난사해 이민자 출신 시민 9명을 살해한 사건이 벌어진 곳이기도 하다.
독일 정치권은 분노하며 수사를 촉구했다. 오미드 누리푸어 연방의회 부의장은 "하나우의 심장부를 겨냥하고 5년 전 우익 테러 공격의 상처를 끄집어낸 사건"이라며 "신속히 진상을 규명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past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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