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푸틴 고집 때문에 미러 정상회담 취소" 보도에 논평 거부

FT "美, 기존 입장 고수하는 러시아에 협상 의지 없다고 판단"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 2024.11.29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 러시아 크렘린궁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간의 헝가리 정상회담이 취소된 것은 푸틴 대통령의 고집 때문이라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보도에 대해 논평을 거부했다.

타스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31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FT 보도에 대해 "나는 이 신문 보도를 논평하고 싶지 않다"며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의 전화 회담에 대해 양국이 발표한 성명서를 읽어보라고 밝혔다.

그는 또 "거기에는 완전히 다른 표현과 완전히 다른 평가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날 FT는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 3명을 인용해 러시아 측이 영토 양보, 우크라이나 군 축소, 나토 불가입 보장 등 기존 입장을 고수하는 비공식 외교 문서를 미국 측에 보낸 뒤 회담이 취소됐다고 전했다.

문제의 문서가 발송된 이후 루비오 장관이 라브로프 장관과 통화한 뒤 러시아가 협상 의지가 없다고 판단했고, 트럼프 대통령도 "그들의 입장에 감명받지 못했다"며 실망감을 드러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6일 푸틴 대통령과 통화 이후 헝가리 회담을 전격 발표하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토마호크 미사일 지원을 철회했다. 통화 다음날 백악관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전쟁이 "지긋지긋하다"며 지도를 집어던지고 러시아에 양보하라고 압박하는 등 격앙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16일 통화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군의 전과를 자랑하며 불쾌감을 느꼈다. 이후로도 러시아가 계속 비타협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푸틴 대통령과의 회담은 취소되고 말았다.

gw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