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한러 직항편 운항 재개 논의 중"…APEC 계기 논의 주목

러 외무차관 "양국 항공사 접촉 중…당국 입장에 따라 달라져"
"李대통령, 러에 우호적이나 관계 답보…北 파병도 방해 요인"

러시아 국적기 아에로플로트가 모스크바 셰레메티예보 국제공항 활주로에서 이륙하고 있다. 2020.03.04 ⓒ 로이터=뉴스1 ⓒ News1 권진영 기자

(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 한국과 러시아를 오가는 직항 항공편 운항 재개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고 러시아 고위 관계자가 밝혔다.

안드레이 루덴코 러시아 외무부 차관은 27일(현지시간) 현지 매체인 이즈베스티야와의 인터뷰에서 양국 항공사가 "지속적으로 접촉하고 있고 당국의 입장에 따라 많은 것이 달라진다"며 "성과가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양국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협력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전 대한항공과 아에로플로트는 모스크바, 상트페테르부르크, 블라디보스토크와 서울, 부산, 제주, 김포를 오가는 직항편을 운항했다. 그러나 전쟁 발발 이후 한국은 서방의 대러시아 제재에 동참하면서 양국을 오가는 모든 직항편 운항이 중단됐다.

이즈베스티야는 조현 외교부 장관이 지난달 뉴욕에서 열린 유엔총회를 계기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부 장관과 만나 러시아에서 한국 기업에 유리한 여건을 조성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소개했다.

지난 6월 게오르기 지노비예프 주한 러시아 대사도 러시아 매체 인터뷰에서 직항편 재개가 양국 이익에 부합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이즈베스티야는 러시아 거주 고려인들이 가족을 만나기가 매우 어렵다며 "직항편 재개는 인도주의 및 사업적 교류에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러시아 과학아카데미 동방학연구소의 알렉산더 보론초프 한국·몽골학과장은 이즈베스티야에 "우리뿐만 아니라 한국인들도 모스크바와 블라디보스토크 직항 재개를 원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고 말했다.

이 매체는 한국이 러시아에 대한 비우호국 중 가장 우호적인 국가로 불리며 일본보다 훨씬 적은 제재를 부과했고 러시아 혐오증이 거의 없다고 소개했다. 이어 러시아에 우호적인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한 후 러시아와 중국에 대한 과도한 적대감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냈다"고 전했다.

다만 이즈베스티야는 이 대통령이 미국과의 관계와 지정학적 요소를 의식해 "친러 정서를 다소 누그러뜨렸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면서 양국 관계가 답보 상태라고 지적했다. 보론초프는 러시아 쿠르스크주에 군대를 파병한 북한 요인이 한러 관계의 빠른 회복을 방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gw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