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트럼프에 '우크라 방어선' 도네츠크 전체 넘길 것 요구"

WP "백악관 일각선 '진전'으로 평가…우크라는 거부할 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2025.03.19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우크라이나가 일부 통제하고 있는 동부 도네츠크주를 완전히 포기할 것을 요구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8일(현지시간) 두 정상의 전화통화 내용을 아는 2명의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16일 트럼프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전쟁을 끝내는 조건의 하나로 도네츠크주의 통제권을 완전히 넘길 것을 제안하면서 이 경우 러시아가 부분적으로 점령한 자포리자주, 헤르손주를 일부 양보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 지역은 러시아가 지난 2014년 크림반도를 강제 합병한 이후 계속 장악하려고 시도한 곳으로, 우크라이나는 이곳을 러시아군이 키이우로 진격하는 것을 막는 중요 방어선으로 보고 진지를 구축해 놓았다.

러시아 및 러시아가 지원하는 분리주의 세력은 도네츠크 일부를 장악했으나 전체를 장악한 적은 없다. 현재 러시아는 도네츠크의 4분의 3 정도를 통제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관계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낙관론에도 불구하고 푸틴 대통령의 요구가 전쟁을 교착 상태로 만든 과거 요구에서 물러서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이 요구는 지난 8월 미국 알래스카에서 열린 미러 정상회담에서 나온 것보다 후퇴한 것으로, 일부 백악관 관계자들은 이를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유럽 고위 외교관은 우크라이나 측이 그렇게 보지 않을 것이라며 "아무 대가 없이 자기 다리를 팔아넘기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푸틴 대통령이 도네츠크 지역을 요구한 것이 알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17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러시아의 요구를 지지하지 않았다.

다만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특사는 같은 날 우크라이나 측에 도네츠크 지역에서 대부분 러시아어를 쓴다며 이곳을 포기하라고 촉구했다.

서방과 유럽은 이 주장이 러시아의 논리라고 본다. 우크라이나에서는 러시아어 사용이 러시아에 대한 동조로 여겨지지 않는다. 젤렌스키 또한 러시아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며 성장했다.

우크라이나는 협상 시작 전 현재 전선에서 휴전을 촉구한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을 지지했다. 관계자들은 러시아가 점령지에 대한 실질적 통제권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인정하고, 전쟁 재발을 막기 위해 우크라이나가 미국과 유럽의 안전 보장을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gw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