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총리, 2차례 불신임 투표서 생존…'연금개혁 중단' 통했다

극좌·우 진영이 각각 제출한 불신임안 모두 부결
연금개혁 중단으로 '전술적 승리'…예산안 과제 여전

세바스티앵 르코르뉘 프랑스 총리. 2025.10.16 ⓒ 로이터=뉴스1 ⓒ News1 이지예 객원기자

(런던=뉴스1) 이지예 객원기자 = '마크롱표' 연금 개혁 중단을 선언한 세바스티앵 르코르뉘 프랑스 총리가 16일(현지시간) 두 차례 불신임 투표에서 가까스로 살아 남았다.

로이터통신·프랑스24 등에 따르면 프랑스 의회는 이날 르코르뉘 총리에 대한 불신임안을 표결에 부쳤지만 부결됐다. 안건을 통과시키려면 전체 의원 577명 중 289명 지지를 받아야 하는데 찬성이 271표에 그쳤다.

해당 불신임안은 강경 좌파 진영이 제출했는데 일부 진보 성향 의원들이 르코르뉘 총리의 연금 개혁 중단에 호응해 그에게 힘을 실어준 것으로 보인다.

극우 정당 국민 연합이 따로 제출한 불신임안도 곧바로 표결에 부쳐졌지만 예상대로 부결됐다. 찬성 의원은 144명뿐이었다. 의원 대다수가 극우 세력과 같이 서는 걸 꺼린 탓이다.

르코르뉘 총리는 지난 14일 의회 연설을 통해 연금 개혁을 다음 대선까지 유예하겠다고 발표했다. 정년퇴직 연령 연장 등 연금제도 개편의 공을 차기 집권하는 정부에 넘기겠다는 뜻이다.

연금 개혁은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간판 정책이다. 프랑스 정부는 노동계와 야권의 반발에도 개혁을 강행했다가 거센 역풍을 맞았다.

여기에 어느 쪽도 과반을 차지하지 못한 의회에서 여야가 정부 예산안을 놓고 격렬하게 부딪히면서 정국이 마비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르코르뉘는 이달 6일 스스로 전격 사임했지만 마크롱 대통령이 나흘 만에 다시 총리에 임명했다.

BBC방송 등 외신들은 마크롱표 연금개혁 중단 선언이 르코르뉘 총리에게 '전술적 승리'를 안겼지만 연말까지 예산안 통과를 놓고 또다시 진통이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ez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