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새로운 내각 명단 발표…의회와 긴축예산안 협상 재시도

'사직 후 재임명' 르코르뉘 총리

세바스티앵 르코르뉘 프랑스 총리 2025.10.11. ⓒ AFP=뉴스1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다시 임명한 세바스티앵 르코르뉘 프랑스 총리가 12일(현지시간) 프랑스 정부의 내각을 발표했다고 AFP통신, 르몽드 등이 보도했다.

르코르뉘 총리는 이날 소셜미디어 엑스에서 "올해 말까지 프랑스 예산을 편성하기 위한 '사명을 가진 정부'가 임명됐다"며 "사적이고 당파적인 이익을 넘어 이 정부에 헌신하는 이들에게 감사를 표한다"고 밝혔다.

앞서 르코르뉘 총리는 지난 6일 내년도 긴축 예산안과 내각 구성안을 두고 야권과 협상에 나섰으나 정부 불신임안과 대통령직 사임을 촉구하는 야권의 공격을 견디지 못하고 하루 만에 마크롱 대통령에게 사직서를 제출했다.

이후 마크롱 대통령이 지난 10일 르코르뉘 총리를 재임명하자 르코르뉘 총리는 논의를 거친 뒤 12일 저녁 새로운 내각 명단을 발표했다.

엘리제궁 발표에 따르면, 프랑스 정부 예산 통과를 담당하게 될 재무부 장관에는 마크롱의 충성파 롤랑 레스퀴르, 법무부 장관은 제랄드 다르마냉이 유임됐다. 외무부 장관도 장노엘 바로가 다시 직을 맡게 됐다.

일부 장관은 새로운 인사가 기용됐다. 국방부 장관은 카트린 보트랑 전 노동부 장관이 맡게 됐고, 신임 내무부 장관에는 공화당 소속 브뤼노 르타이를 이어 파리 경찰청장 로랑 누네즈가 임명됐다.

노동부 장관에는 프랑스국영철도회사(SNCF) 대표를 지낸 장 피에르 파란두가 임명됐다.

모니크 바르뷔 세계자연기금(WWF) 전 프랑스 지부장은 환경전환부를 이끌게 됐다. 내년에 부패 혐의로 재판을 받을 예정인 라치다 다티 문화부 장관도 자리를 유지했다.

AFP통신은 새로운 내각 명단을 두고 "의회와 수개월간의 교착 상태를 극복하고 절실히 필요한 예산을 통과시키기 위한 두 번째 시도"라고 평가했다.

프랑스 헌법상 의회는 12월 31일까지 70일의 예산안 심의 기간이 주어진다. 기한을 맞추려면 14일까지 프랑스 정부가 예산안을 의회에 제출해야 한다. 마크롱 대통령이 가자 정상회담을 위해 이집트를 방문하고 돌아오는 14일 오전 10시 내각의 첫 국무회의가 열릴 예정이라고 르몽드는 전했다.

피에르 주베 프랑스 사회당 사무총장은 12일 저녁 BFM-TV와의 인터뷰에서 르코르뉘 총리의 새 정부를 두고 "별로 좋은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다만 주베 사무총장은 르코르뉘 총리의 정책 성명이 나올 때까지 기다린 뒤 불신임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jwl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