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평화구상 핵심 블레어…가자 통치·재건 주도[피플in포커스]
트럼프, 국제 과도통치 기구 '평화위원회' 첫번째 멤버로 블레어 명시
'중동 4자 회담' 특사로 8년 활동…중동 관계자들과 친분 두터워
- 양은하 기자
(서울=뉴스1) 양은하 기자 =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72)가 가자지구 재건을 이끌 핵심 인물로 떠오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발표한 가자지구 전쟁을 종식할 평화구상의 핵심 내용이 블레어 전 총리의 아이디어에 기반하고 있다. 트럼프는 이를 발표하면서 가자지구의 과도기 전환을 감독할 평화위원회 첫 번째 멤버로 블레어 전 총리를 지목했다.
2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블레어 전 총리는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트럼프의 평화구상에 합의할 경우 가자지구 과도 통치기구를 실질적으로 이끌며 가자 재건을 수행할 핵심 인사로 거론되고 있다.
20개 조항의 트럼프 평화구상에 따르면 가자지구는 비정치적 기술관료로 구성된 과도 통치기구인 팔레스타인 위원회의 통치를 받게 된다. 팔레스타인 위원회는 자격을 갖춘 팔레스타인인과 국제 전문가로 구성돼 가자지구의 일상적 공공서비스와 지방자치 행정을 운영한다.
이 팔레스타인 위원회는 새로운 국제 과도 기구인 평화위원회(Board of Peace)의 감독과 감시를 받게 되는데, 평화위원회 수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맡는다.
평화위원회는 가자지구 재건을 위한 기본틀과 자금 조달을 설정하며,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개혁 프로그램을 완료하고 가자를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다시 통제할 수 있게 될 때까지 운영된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을 제외한 평화위원회 멤버로는 유일하게 블레어 전 총리가 명시됐다. 팔레스타인 위원회를 감독하는 국제 과도 기구인 평화위원회를 이끌 핵심 인사가 블레어임을 시사한다.
이러한 국제 기구의 과도 통치 체제는 블레어 전 총리가 이전부터 오랫동안 지지해 온 방안이다.
블레어가 오랜 기간 중동 문제에 개입하면서 중동 관계자들과의 두터운 네트워크를 갖고 있어 그가 가자 재건을 주도적으로 이끌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가자 전쟁 종식을 위한 평화구상을 내놓자 블레어 전 총리는 즉각 이 계획이 "대담하다"고 환영하고 "2년에 걸친 전쟁, 비참함, 고통을 끝낼 수 있는 최선의 기회"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블레어 전 총리는 지난 2007년 총리직에서 물러난 직후 미국, 유엔, 유럽연합, 러시아로 구성된 외교 그룹인 '중동 4자 회담'(Quartet)의 특사로 임명돼 8년간 활동하며 관련 경험을 쌓았다.
당시 블레어 전 총리가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이라크 전쟁을 지지하고 이스라엘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했다는 이유로 그를 불신하는 분위기도 컸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비영리 단체인 '토니 블레어 글로벌 체인지 연구소'를 통해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지도자들을 비롯한 아랍 지도자들과도 협력하며 관계를 쌓아왔다.
심지어 사우디아라비아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반정부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암살 사건에 책임이 있다는 증거가 드러난 이후에도 그와의 관계를 옹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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