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에서 임신하면 행사 무료” 폴란드 호텔 대표의 저출산 해법

자사 부동산 구매 직원이나 고객에 현금 보너스도

아르체 호텔 그룹 웹사이트 갈무리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폴란드의 호텔 체인이자 부동산개발사인 아르체(Arche) 그룹 대표가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이색적인 인센티브를 제안했다. 그가 운영하는 아르체 산하 23개 호텔 중 한 곳에서 투숙 중 임신한 고객에게는 무료 가족 축하 행사를 제공하며, 자사 부동산을 구매해 5년 이내에 자녀를 출산한 고객이나 직원에게는 약 2750달러(약 386만원)의 현금 보너스를 지급하겠다고 약속한 것이다.

24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에 따르면 브와디스와프 그로호프스키 아르체 그룹 대표는 “호텔 투숙 중 아이를 갖게 된 부부에게는 세례식과 같은 가족 행사를 무료로 제공할 것”이라며, 일부 호텔에는 결혼식이나 세례식을 위한 새 단장한 교회와 출산 기념 나무를 심을 수 있는 공원이 마련돼 있다고 밝혔다. 첫 출산 사례에는 유모차와 환영 패키지도 제공된다.

그가 1990년대 초 설립한 아르체는 호텔 체인이자 부동산 개발사, 외식업체다. 4000개가 넘는 호텔 객실과 27개의 레스토랑을 보유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1만채가 넘는 아파트를 건설했다. 또한 지역 문화유산 보존, 환경 보호, 스포츠 행사 후원 등 다양한 사회적 활동에도 참여하고 있다.

폴란드는 출산율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2023년 기준 여성 1인당 출생아 수는 1.2명으로 하락했다. 그로호프스키는 “기업은 사회 문제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면서 "2026년 폴란드는 국내총생산(GDP)의 거의 5%를 국방비로 지출할 예정이지만 폴란드가 멸망한다면 그게 무슨 소용이겠는가”하고 강조했다.

그로호프스키와 그의 아내는 2014년 ‘레나 그로호프스카 재단’을 설립해 인도주의 활동을 펼쳐왔으며, 우크라이나 난민 지원 공로로 2023년 유엔난민기구(UNHCR) 난센 난민 상 유럽 지역 수상자로 선정됐다. 그는 “돈을 버는 데는 관심이 없었다. 나는 항상 도움이 되고 싶었고, 감정으로 움직인다”고 말했다.

ky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