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총리 "팔 국가 인정 추진…조건은 하마스 배제·인질석방"

유엔총회서 제3의길 제시…伊 내부에선 인정 촉구 시위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총회에 참석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연설을 듣고 있다. 2025.9.23 ⓒ 로이터=뉴스1 ⓒ News1 강민경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23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을 추진하겠다면서도 인질 석방과 하마스 배제라는 두 가지 전제 조건을 걸었다.

AFP통신에 따르면 멜로니 총리는 이날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80차 유엔 총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개인적으로 주권 요건을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는 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며 팔레스타인인들에게도 실질적인 결과를 주지 못한다고 본다"고 밝혔다.

멜로니 총리는 "현재의 전쟁을 시작하고 인질 석방을 거부하며 종전을 막는 건 하마스"라며 "국제사회의 압박은 이스라엘이 아닌 하마스를 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탈리아 정부는 모든 인질 석방과 하마스 배제라는 조건을 담은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 결의안을 의회에 제출한다는 계획이다. 멜로니 총리는 이 결의안이 야당의 동이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상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멜로니 총리가 제시한 조건부 인정론은 국제사회에서 제3의 길로 평가받는다. 팔레스타인의 국가 인정을 전면 반대하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입장과도, 즉각적인 인정을 선언한 영국과 프랑스 등 유럽 주요국과도 거리를 두기 때문이다.

한편 최근 로마를 비롯한 이탈리아 주요 도시에서는 팔레스타인의 국가 인정을 촉구하는 수만 명 규모의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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