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C, 필리핀 두테르테 '마약과의 전쟁' 반인륜적 범죄로 기소

다바오시 시장·대통령 재임 당시 살인 범죄 연루 혐의

로드리고 두테르테 전 필리핀 대통령. ⓒ 로이터=뉴스1 ⓒ News1 최서윤 기자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국제형사재판소(ICC)가 로드리고 두테르테 전 필리핀 대통령을 반인륜적 범죄 혐의로 기소했다. 아시아의 전직 국가원수가 ICC에 의해 기소된 것은 처음이다.

22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두테르테는 다바오시 시장 재임하던 2013~2016년 19명의 살해에 연루된 혐의, 2016~2022년 대통령 재임 당시 '마약과의 전쟁'에서 수십 명을 살해하거나 미수에 그친 혐의 등을 받는다.

맘에 만디아이 니앙 ICC 부검사는 경찰을 비롯한 다른 이들이 살인을 저질렀으나, 두테르테가 간접적으로 여기에 가담했다고 봤다.

두테르테가 공범들과 함께 마약 범죄 용의자들을 살인·폭력으로 무력화하는 계획 내지는 합의를 공유했다는 것이다.

정부 공식 통계에 따르면 두테르테가 취임한 2016년 7월 시작된 마약과의 전쟁에서 소규모 마약상과 사용자를 비롯한 6252명의 용의자가 숨졌다.

인권 단체에서는 실제 사망자가 그보다 훨씬 더 많다고 추정하고 있으나, 두테르테는 가혹할 정도의 마약 단속에 대해 사과한 적이 없다.

두테르테는 ICC에 의해 기소된 아시아 최초의 전직 국가원수이며, 법원이 소재한 네덜란드 헤이그로 이송된 첫 피의자이기도 하다.

두테르테는 지난 3월부터 헤이그의 ICC 구금시설에서 수감 중이나, 지난 5월 필리핀 지방선거에서 자신의 고향인 다바오 시장으로 '옥중 당선'됐다.

두테르테의 변호인은 그가 건강 악화로 재판을 받을 수 없는 상태라고 주장하고 있다.

mau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