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245조' 유럽 재무장, 韓 참여 물꼬..."정부 빨리 움직여라"

EU 245조원 재무장 사업...역외 국가와 협상 시작
韓 의향서 제출..."'원 팀 코리아' 미리 준비하라"

(서울=뉴스1) 신성철 기자 = 17일(현지시각) 유럽연합(EU)이 만장일치로 영국·캐나다와 무기 공동조달을 위한 협상을 시작하기로 했다. 앞서 참여 의향서를 제출한 한국과도 협상을 개시할 여지가 커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방산 수출 전문가는 정부가 기업들과 함께 더 적극적으로 사전 준비를 마쳐놔야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앞서 EU는 러시아의 군사 위협에 맞서기 위해 재무장 자금 조달 기구 '세이프(SAFE·Security Action for Europe)'를 신설하고 기금으로 약 245조원을 책정했다.

이 중 일부만 수주해도 상당한 금액인 만큼, EU 소속이 아닌 한국을 비롯해 영국과 캐나다, 튀르키예 등이 공식적으로 참여 의향을 나타냈다.

EU의 기본 원칙은 유럽 방산업체들에 혜택을 주는 것이다.

세이프 사업에 참여하려면 본사와 생산시설을 반드시 유럽이나 우크라이나에 두고, 부품을 최소 65% 유럽산으로 해야 하는 등 까다로운 조건이 따른다.

단, 세이프는 예외 규정을 두고 파트너국과 제3국도 협정 체결 후 사업에 참여할 수 있게 했다. 한국은 지난해 EU와 안보·방위 파트너십을 체결해 파트너국에 해당한다.

협정 내용에 따라선 유럽 밖에서 생산된 무기라도 세이프 기금을 통해 조달할 수 있다.

방위사업청은 18일 뉴스1에 EU에서 한국과 협상을 하기로 결정하면 그때부터 협상 전략을 세울 계획이라고 밝혔다.

(뉴스1TV 갈무리)

김만기 카이스트 방산수출과정(DEDP) 교수는 이날 통화에서 의향서만 제출하고 결과만 기다리는 수동적인 태도로는 유럽에 진출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세이프의 근간은 회원국의 방산 경쟁력 강화를 위해 수립한 유럽 방위산업 전략(EDIS·European Defence Industrial Strategy)"이라며 "파트너국이 참여하기 위해선 선제적인 조치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생산시설이든 R&D(연구개발)든 우리가 유럽에 제시할 복안을 적극적으로 만들면 추후 협상 시 훨씬 더 조건이 유리해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가 미리 방산 기업들에 의견 수렴을 많이 해야 한다"며 "기업별로 수주 전략을 세우기보다 국가가 틀을 만들어 '원 팀 코리아' 개념으로 유럽 시장을 공략하는 게 상당히 중요하다"고 귀띔했다.

한편 폴란드는 한국의 세이프 사업 참여를 위한 강력한 연결고리가 될 전망이다.

앞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천무의 폴란드형 '호마르-K(Homar-K)'용 유도탄의 폴란드 생산을 위한 합작법인 설립 계약을 체결했다.

유럽이 한국에 '65% 역내 조달' 원칙을 적용하더라도 이 같은 폴란드 합작법인을 통해 더 큰 몫을 노려볼 수 있다.

지리상 러시아와 벨라루스의 가장 직접적인 위협에 직면한 폴란드는 세이프 기금의 3분의 1 수준인 72조원을 예비 배정받기도 했다.

ssc@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