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드론 영공 침범' 폴란드, 안보리 긴급회의 요청…"전례없는 공격"

슬로베니아·덴마크·프랑스 등 다른 유럽국가도 회의 지지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가 10일(현지시간) 러시아 드론의 영공 침범 사태에 관해 특별 정부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2025.09.10 ⓒ 로이터=뉴스1 ⓒ News1 이지예 객원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폴란드는 러시아 드론이 자국 영공을 침범한 사건에 대응하기 위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긴급회의 소집을 요청했다고 11일(현지시간) 밝혔다.

폴란드 외무부는 사회관계망서비스 엑스(X)에 "우리 요청에 따라 러시아의 영공 침해와 관련해 유엔 안보리 긴급회의가 소집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정확한 날짜와 시간은 언급하지 않았다.

라도스와프 시코르스키 폴란드 외무장관은 "이번 사건은 유엔과 유럽연합(EU),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폴란드)에 대한 러시아의 전례 없는 드론 공격에 대해 세계의 관심을 모으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회의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나토 회원국이 처음으로 자국 영토에서 러시아 군사 자산을 직접 파괴한 전례 없는 사건에 따른 조처다.

슬로베니아·덴마크·프랑스 등 다른 유럽 국가들도 회의 소집을 지지했다.

사건은 지난 9일에서 10일로 넘어가는 밤에 발생했다. 폴란드 정부 설명에 따르면 최대 19대에 달하는 러시아 드론이 우크라이나 서부를 공습하는 와중에 폴란드 동부 영공을 침범했다.

폴란드군은 즉각 나토 조약 4조를 발동해 동맹국 간 긴급 협의를 요청했다. 이에 따라 폴란드의 F-16 전투기와 네덜란드의 F-35 스텔스 전투기, 이탈리아의 공중조기경보통제기(AWACS) 등이 출격해 위협으로 간주된 드론 다수를 격추했다.

이번 사건을 두고 러시아가 나토의 방공 대응 태세와 결속력을 시험하려 계산된 도발을 자행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저비용 드론을 이용해 나토의 방공 시스템 가동 여부, 대응 시간, 정치적 반응 수의 등을 파악하려 했다는 것이다. 또 값비싼 전투기와 미사일 방어 시스템으로 저가의 드론 공격을 막아야 하는 나토의 비대칭적 방어 부담 문제를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도 제기된다.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는 전날 의회 연설에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공개적인 분쟁에 가장 가까워진 순간"이라며 사태의 심각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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