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대통령, 우크라 난민지원법 연장에 거부권…"특혜 안돼"
우크라 난민 아동수당 9월 종료…우크라 스타링크 인터넷 지원도 끝날 듯
- 김경민 기자
(서울=뉴스1) 김경민 기자 = 카롤 나브로츠키 폴란드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폴란드 내 우크라이나 난민 복지 지원을 연장하는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했다고 가디언이 보도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나브로츠키 대통령은 9월 종료 예정인 현행 아동수당 지급 제도를 2026년 3월까지 늘리는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했다.
나브로츠키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내고 "우크라이나 국민들에 대한 지원에 여전히 열려 있고 변함이 없다"면서도 취업 중인 우크라이나인만 아동수당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나브로츠키 대통령이 다른 나라 국민에 대한 특혜적 대우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일자리를 얻어 세금을 내는 우크라이나 난민 가족만 지원하는 별도의 법안을 제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 난민은 자녀가 폴란드 학교에 다니는 경우 자녀 1인당 월 800즈워티(폴란드 통화·약 30만 원)의 아동수당을 받을 수 있다.
2022년 러시아 침공 이후 폴란드에 정착한 난민은 약 100만 명으로 추산되며, 대부분은 여성과 아동이다.
이에 대해 아그니에슈카 지에미아노비치 바크 노동부 장관은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실직한 사람들, 무고한 이들을 처벌할 순 없다"며 "인간 존엄의 기본"이라고 지적했다.
크쥐시토프 가브코브스키 폴란드 부총리 겸 디지털 담당 장관은 나브로츠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인해 법안이 종료되는 10월부터는 "폴란드가 전쟁을 치르는 동안 우크라이나에 제공하던 스타링크 인터넷 지원도 끝"이라고 말했다.
다만 나브로츠키 대통령 대변인은 로이터 통신에 의회가 9월 말까지 대통령 법안을 통과시킬 경우 스타링크 지원이 계속될 수 있다고 전했다.
폴란드는 유럽에서 우크라이나 국민을 환영하는 국가 중 하나였다. 수백만 명의 폴란드 국민이 국경에서 자원봉사를 하거나 자선 단체에 기부하며 난민 지원에 적극 참여했다.
하지만 전쟁이 장기화하며 폴란드에선 반(反)우크라이나 정서가 서서히 고조되고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이번 봄 치러진 대선 과정에서 우크라이나 국민 복지 혜택 수급이 주요 쟁점이 됐다.
진보 성향 대권 주자였던 라파우 트샤스코프스키 후보는 복지 혜택 강화를 화두로 꺼냈고, 접전 끝에 당선된 우파 성향 나브로츠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인에 대한 복지 지급을 엄격히 제한하겠다고 공약했다.
km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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