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망붕' 비꼬는 '델루루'…英케임브리지사전 온라인판 수록
최근 1년간 온라인판에 신조어 6000개 추가
'트럼프 복귀 1등공신' 브롤리가르히 등도 포함
- 윤다정 기자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영국 케임브리지 사전에 케이(K)팝 해외 팬덤이 만들어낸 속어 '델루루'(Delulu)를 포함해 다양한 소셜미디어 기반 용어가 추가됐다.
18일(현지시간) CNN·가디언 등에 따르면 케임브리지 사전은 지난 1년간 온라인판에 신조어 6000개를 추가했다. 여기에는 '델루루', '트래드와이프'(tradwife), '스키비디'(skibidi) 등과 같은 '인터넷 밈' 기반 속어도 다수 포함됐다.
'델루루'는 영단어 '망상적인'(delusional)에서 유래한 말로, 약 10년 전 자신이 좋아하는 아이돌에게 집착하고 그들과 사귈 수 있다고 망상하는 광적인 K-팝 팬들을 비꼬기 위해 만들어졌다. 최근에는 '본인의 의지로 사실이 아닌 믿음을 갖는 것'을 이를 때 널리 쓰인다.
'트래드와이프'는 전통적 가부장제의 여성상, 즉 남편과 자녀, 가정을 돌보는 여성의 역할을 찬양하고 미화하는 콘텐츠를 소셜미디어에 게시하는 보수적 인플루언서를 가리키는 말이다.
'스키비디'는 변기에서 사람의 머리가 튀어나오는 괴상한 유튜브 영상 '스키비디 토일렛'(Skibidi Toilet)에서 유래했다. '멋지다', '나쁘다' 등 여러 의미로 쓰일 수 있다. 때로는 "대체 뭘 하는 거야?"(What the skibidi are you doing?)과 같이, 아무 의미 없이 농담처럼 문장에 끼워 넣기도 한다.
기술 발전과 그에 따른 사회상의 변화를 나타내는 신조어들도 있다.
'브롤리가르히'(Broligarchy)는 '브라더(brother·형제)'와 '올리가르히(oligarchy·과두정치)'를 합친 단어다. 기술 사업을 소유하거나 그에 종사하는 소수의 남성 집단으로, 매우 부유하고 권력이 있으며 정치적 영향력이 있거나 그것을 원하는 이들로 정의된다.
특히 최근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했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온라인 송금 서비스 페이팔과 빅데이터 분석 기업 팔란티어의 공동 창립자인 피터 틸, 소프트웨어 개발자 마크 앤드리슨, 벤처 투자자 데이비드 삭스 등을 가리키는 말로도 쓰였다.
'마우스 지글러'(mouse jiggler)는 컴퓨터 마우스를 저절로 움직이게 해 일하는 것처럼 보이게 하는 장치나 소프트웨어로, 코로나 팬데믹 이후 원격근무가 보편화되면서 쓰이기 시작했다.
단어의 용례가 트렌드에 맞게 확대된 경우도 있다. '스낵어블'(snackable)은 본래 중독성 있는 음식을 이르는 말이지만, 짧게 소비 가능한 온라인 콘텐츠를 지칭하는 단어로 쓰임새가 넓어졌다.
'레드 플래그'(red flag)와 '그린 플래그'(green flag)의 경우 연애 상대의 바람직하지 않은, 또는 바람직한 특성을 가리키는 용어로 널리 쓰이고 있다.
그 외에 직장에서 서로 돕고 신뢰하는 관계를 설명하는 표현인 '워크 스파우스'(work spouse)도 온라인판에 새로 추가됐다.
이는 틱톡을 활발하게 이용하는 세대의 영어에 대한 영향력이 커지는 데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케임브리지 사전의 어휘 프로그램 매니저 콜린 매킨토시는 "인터넷 문화는 영어를 변화시키고 있고, 그 효과를 관찰하고 사전에 담아내는 것은 매혹적인 일"이라며 "우리는 단어가 오래 생존할 것으로 판단할 때만 (사전에) 추가한다"고 설명했다.
maum@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