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래, 안 들려" 푸틴, 트럼프 앞에서 기자들 질문에 '웃참'[영상]

15일 알래스카 정상회담서 기자들 질문 세례에 반응

우크라이나 RBC통신 텔레그램 캡처. 2025.08.15

(런던=뉴스1) 이지예 객원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미국 기자들의 질문 세례에 취한 반응이 해외 누리꾼들 사이 화제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15일(현지시간) 미국 알래스카 앵커리지의 엘멘도르프-리처드슨 합동 기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우크라이나 전쟁 해법을 논의하기 위해 만났다.

두 정상은 각자 전용기에서 내려 인사한 뒤 레드카펫 위에 나란히 섰다. 이윽고 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푸틴 대통령님, 휴전에 동의할 건가요?" , "민간인 살상을 멈출 건가요?", "우크라이나를 과소평가했습니까?"

푸틴은 트럼프와 악수한 뒤 사진 촬영을 위해 잠시 서 있었다. 이내 손가락 하나를 귀 쪽에 갖다 대더니 어깨를 으쓱하며 잘 들리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었다. 트럼프는 옆에 서 있다가 푸틴과 몇 마디 주고받은 뒤 그를 자신의 전용 차량 '비스트'로 안내했다.

정상회담장에서도 기자들 질문에 대한 푸틴의 반응이 눈길을 끌었다. 한꺼번에 질문이 쏟아지자 푸틴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눈동자를 위로 굴리거나 웃음을 참다 눈살을 찌푸리기도 했다.

우크라이나 RBC통신 텔레그램 캡처. 2025.08.15

고개를 젓거나 두 손을 모아 입에 대고 기자들을 향해 무언가 말하기도 했는데 장내가 소란스러워서 들리지 않았다. 트럼프는 아무 말 없이 푸틴 옆에 앉아 있었다.

해외 누리꾼들은 소셜미디어 엑스(X)에서 "직장 동료가 회의 준비 도와달라고 했을 때 내 표정", "나는 누구? 여긴 어디?", "여긴 기자들이 시끄럽다고 독살할 수 없는 나라", "질문이 진짜라 당황한 듯"이라고 비꼬았다.

우크라이나 RBC 통신은 "푸틴이 우크라이나 학살을 포함한 수많은 질문에 대답 대신 얼굴을 찡그리며 미소만 지었다"고 전했다. 러시아 국영 방송 RT는 "미국 언론이 질문을 퍼부었지만, 러시아 대통령은 쿨하게 대응했다"고 강조했다.

이번 회담은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첫 미·러 정상회담으로 기대를 모았다. 두 정상은 우크라이나의 영토 양보를 대가로 전선을 동결하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는 18일 미국 백악관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및 유럽 주요국 정상들과 회담한 뒤 미국, 러시아, 우크라이나 3자 정상회담을 추진하기로 했다.

ez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