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 "카메룬 독립 과정서 프랑스軍 여러 억압적 폭력" 인정

카메룬 대통령에 서한
과거 독립 저지 위해 강제이주·민병대 지원 등으로 수만명 목숨 잃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폴 비야 카메룬 대통령이 지난 2024년 8월 프랑스에서 열린 제2차 세계대전 중 프로방스 상륙작전 80주년 기념행사에서 악수를 하고 있다. 2024.8.15. ⓒ AFP=뉴스1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카메룬의 독립 과정에서 프랑스가 자행했던 폭력 행위를 인정했다.

AFP 통신에 따르면, 프랑스 대통령실은 마크롱 대통령이 지난달 폴 비야 카메룬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을 공개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서한에서 "역사위원회는 카메룬에서 전쟁이 있었으며 그 과정에서 식민당국과 프랑스군이 1960년 이후까지 여러 형태의 억압적 폭력을 행사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며 "이러한 사건에서 프랑스가 저지른 행위와 그 책임을 인정하는 것이 오늘날 나의 의무"라고 말했다.

프랑스와 카메룬 역사학자 14인으로 구성된 역사위원회는 기밀 해제된 기록과 목격자 진술, 현장 조사 등을 바탕으로 지난 1945년부터 1971년까지 프랑스가 카메룬에서 한 일을 조사한 후 지난 1월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프랑스가 대규모 강제 이주를 실시하고, 수십만 명의 카메룬인들을 수용소로 보냈으며, 카메룬의 자주권 추구를 억압하기 위해 잔혹한 민병대를 지원했다고 전했다.

특히 역사학자들은 프랑스가 카메룬의 독립을 저지하면서 수만 명의 목숨을 앗아가고 수십 만명을 난민으로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카메룬은 독일 식민지였지만 1차 세계대전에서 독일이 패한 뒤 프랑스와 영국의 통치를 받았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카메룬이 독립을 추진하자 프랑스는 폭력적으로 진압했고, 1960년 독립 후에도 프랑스는 친 프랑스 정권과 관계를 유지하며 카메룬의 정치, 군사, 경제 전반에 걸쳐 깊숙이 개입했다.

카메룬 참전용사협회는 마크롱 대통령의 서한을 환영하면서도 배상금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는 점을 지적하며 더 많은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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