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총리 "유럽, 美 무임승차 맞다"…안보 독립 강조

영국 방문 중 BBC 인터뷰 "영·독·프 삼각 동맹 추진"
"트럼프와 일주일에 한 번 통화하며 우크라·관세 논의"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오른쪽)가 17일(현지시간) 영국을 방문해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 회담하고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2025.07.17 ⓒ 로이터=뉴스1 ⓒ News1 이지예 객원기자

(런던=뉴스1) 이지예 객원기자 =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는 유럽이 한때 미국에 '안보 무임승차' 했지만 이제는 아니라고 주장했다.

영국을 방문한 메르츠 총리는 18일(현지시간) 공개된 B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스스로 더 많은 일을 해야 함을 안다. 과거에는 무임승차자였다"며 "(미국은) 우리에게 더 많은 걸 요구하고 있고 우리도 더 많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메르츠 총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대서양 동맹 기조에 대해 "이전 미국 대통령이나 정부만큼 명확하고 헌신적이지 않다"고 평가했다.

그는 미국이 유럽에서 아시아로 눈 돌리고 있다며, 유럽이 미국으로부터 더 큰 안보 독립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유럽 회원국들이 미국에 안보를 무임 승차한다며 방위비 증액을 촉구해 왔다.

나토 회원국들은 지난달 정상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 요구대로 2035년까지 방위비를 국내총생산(GDP) 대비 5% 수준으로 늘리자고 합의했다.

메르츠 총리는 5월 취임 전부터 국방비 대폭 증액이 가능하도록 독일 헌법 개정을 이끌었다. 그는 현재 독일의 방위 원칙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서는 "우크라이나에만 위협이 국한되지 않는다. 유럽의 평화, 자유, 정치 질서에도 위협"이라고 지적했다.

메르츠 총리는 유럽의 3대 열강(E3)인 영국, 독일, 프랑스가 삼각 동맹을 추진 중이라며 외교·안보 뿐만 아니라 경제 성장에도 초점을 맞추겠다고 설명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과 일주일에 한 번 통화하며 협력 노력을 조율하고 있다"며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세 협상이 주요 의제라고 말했다.

메르츠 총리는 미국이 유럽연합(EU)에 예고한 30% 상호관세 부과는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도 어려움을 잘 알고 있다. 그가 합의할 의향이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ez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