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서 '세 부모 아기' 8명 태어나…"유전병 여성에 새 희망 줘"

돌연변이 미토콘드리아 없앤 난자 핵, 건강한 여성 난자와 결합
희귀 유전질환 우려로 자녀 갖지 못하던 부부들 임신 성공

돌연변이 미토콘드리아 DNA를 가진 난자에서 핵 DNA를 제거하는 과정 <출처=뉴캐슬대 유튜브 영사 갈무리>

(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 영국에서 유전성 미토콘드리아 질병이 없게 태어나도록 하는 '미토콘드리아 기증 시술'(MDT)을 통해 부모 3명의 DNA를 가진 아기가 태어났다. 모두 8명의 아기가 이렇게 건강한 탄생을 맞았다.

파이낸셜타임스(FT), BBC 방송에 따르면 뉴캐슬대 연구진은 16일(현지시간) 유명 의학 저널인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에 MDT 기술을 적용해 4명의 소년과 4명의 소녀가 태어났다고 밝혔다.

미토콘드리아는 세포에 에너지를 공급하는 세포소기관으로, 세포핵의 유전자와 분리된 자체적인 유전자를 갖고 있다. 세포핵의 유전자는 부모 모두로부터 전해지지만, 미토콘드리아의 유전자는 어머니로부터만 전해진다.

미토콘드리아 유전자는 전체 유전자의 극히 일부에 불과하지만 결함 있는 미토콘드리아를 물려받으면 뇌 손상, 발작, 시력 상실, 근육 약화, 장기 기능 장애 등이 생길 수 있다. 영국에서는 5000명에 1명꼴로 이 유전병이 발병한다.

연구진은 이런 유전병을 막기 위해 MDT 기술을 개발했다. 먼저 어머니의 난자에서 미토콘드리아 DNA가 없는 난자 핵만 추출하고, 이를 아버지의 정자와 난자 핵을 제거한 건강한 제3의 여성 기증자의 난자를 결합해 시험관 수정을 진행한다. 이후 배아는 난자와 정자의 DNA가 각각 한 쌍의 '전핵'이라고 불리는 구조물을 생성할 때까지 발달한다.

생성된 전핵은 제거하고 제거해 건강한 미토콘드리아로 가득 찬 배아에 이식된다. 이를 통해 태어나는 아기는 어머니, 아버지의 유전자 대부분과 기증자의 건강한 미토콘드리아 DNA를 물려받게 되는 것이다.

영국은 지난 2015년 세계 최초로 미토콘드리아 기증 치료 연구를 합법화했고 뉴캐슬대는 2017년 미토콘드리아 이식 임상 시험 허가를 받았다. 이번 연구에는 22명의 여성이 참여했고 8명의 산모가 아이를 출산했다. 아기들의 나이는 몇 주에서 2년 이상까지 다양하며 모두 유전병 증상 없이 정상적으로 발달했다.

이 연구를 이끈 더그 턴불 교수는 "미토콘드리아 질환은 가족에게 파괴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이 소식은 이 질환을 유전할 위험이 있는 많은 여성에게 새로운 희망을 준다. 이제 이들은 이 끔찍한 질환 없이 자라는 자녀를 가질 기회를 얻게 됐다"고 자평했다.

gw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