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스 3세 초상화 그린 AI 로봇 "인간 예술가 대체할 생각 없다"
"작품 가치 금전으로 환산 못해…비판적 사고 촉진이 목표"
2019년 제작…앨런 튜링 초상화 그려 13억 원에 낙찰도
- 윤다정 기자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인간형 예술가 로봇 '아이-다'(Ai-DA)가 자신이 그린 찰스 3세 영국 국왕의 초상화를 공개하는 자리에서 "인간 예술가를 대체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고 9일(현지시간) AFP가 보도했다.
아이-다는 이날 스위스 제네바에서 국제전기통신연합(ITU) 주최로 열린 'AI 포 굿(AI for Good) 글로벌 정상회의' 행사장에서 "AI가 우리의 세상을 바꾸고 있으며, 여기에는 예술 세계와 인간의 창의적 표현 방식도 포함된다"면서도 "AI나 내 작품이 인간 예술가를 대체할 것으로 믿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AI를 긍정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에 대해 관객들이 생각하도록 영감을 주고, 동시에 AI의 위험성과 한계에 대한 의식을 유지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기계의 회화도 진정한 예술로 인정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내 작품은 독창적이고 창의적"이라며 "인간이 그것을 예술로 인정할지는 매우 중요하고 흥미로운 대화 주제"라고 답했다.
'아이-다 프로젝트'의 창립자이자 디렉터인 에이단 멜러가 옥스퍼드대와 버밍엄대 AI 전문가들과 협력해 2019년 아이-다를 제작했다. 세계 최초의 컴퓨터 프로그래머인 에이다 러브레이스로부터 이름을 따 왔다.
아이-다는 인간 여성의 외모를 닮게 설계됐지만, 로봇이라는 사실이 뚜렷이 드러나는 금속 팔은 작업 방식에 따라 교체할 수 있다.
지난해 말 아이-다가 그린 영국의 수학자·암호학자인 '컴퓨터 과학의 아버지' 앨런 튜링의 초상화가 경매에서 100만 달러(약 13억 원) 이상의 가격에 낙찰되는 기록도 세웠다. 인간형 로봇이 만든 최초의 경매 낙찰 작품이었다.
아이-다는 찰스 3세 국왕의 모습을 담은 유화 작품에 '알고리즘 킹'이라는 제목을 붙이고 "작품의 가치는 금전으로 환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아이-다는 "내 작품의 가치는 새로운 기술의 윤리적 측면을 탐색하는 토론의 촉매제가 되는 것"이라며 "더 공정하고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비판적 사고를 촉진하고 책임감 있는 혁신을 장려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 작품은 스위스 제네바 주재 영국 외교공관에 소장될 예정이다.
찰스 3세의 모습을 작품에 담은 배경은 "찰스 3세는 환경 보호와 종교 간 대화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해 자신의 영향력을 사용해 왔다"며 "이번 초상화는 그러한 노력을 기념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신의 스케치, 회화, 조각 등 기존 작업과 이번 작품의 방법론에 대해서는 "나는 창작할 때 다양한 AI 알고리즘을 사용한다"며 "탐색하고 싶은 기본 아이디어나 개념에서 출발해 그 예술의 목적,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를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이-다의 제작자 멜러는 "아이-다를 화가들을 대체하기 위한 것이 아닌, 윤리적 예술 프로젝트로 기획했다"고 밝혔다.
mau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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