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프 정상 "불법이민 새 억제책 필요"…구체적 방안은 아직

올해 영불해협 건넌 이민자 2만1000명 넘어 또 최고치 경신
스티머 '1인 입국·1인 송환' 방식 협정 추진에 마크롱은 부정적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 9일 런던 대영박물관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2025.7.10 ⓒ 로이터=뉴스1 ⓒ News1 강민경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정상회담에서 영불해협을 통한 불법 이민을 막기 위해 새로운 억제책이 필요하다는 데 합의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영국 총리실은 두 정상이 이날 런던 다우닝가에서 오찬을 함께한 뒤 양자 회담에서 "불법 이민과 소형 보트 밀입국 위협에 대응하는 것이 공동의 해결책을 필요로 하는 우선 과제라는 데 동의했다"고 밝혔다.

올해 들어 영불해협을 건넌 이민자 수는 이미 2만1000명을 넘어 연중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으며 이는 스타머 정부에 큰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다만 양국이 어떤 새로운 억제책을 마련할지를 놓고 구체적인 방안은 아직 불투명한 상태다.

스타머 정부는 소형 보트로 영국에 도착한 불법 이민자를 프랑스로 돌려보내는 대신 영국에 가족 등 합법적 연고가 있는 유럽 내 망명 신청자를 받는 '1인 입국, 1인 송환' 방식의 협정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프랑스는 과거부터 영국이 개별 국가가 아닌 유럽연합(EU) 전체와 협상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양자 간 송환 협정에 거부감을 표시해 왔다.

마크롱 대통령은 영국 내 불법 노동 시장과 같은 이민 유인 요인을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송환 협정 체결 조건으로 영국 정부가 자국 내 불법 체류자의 노동 및 거주를 더 어렵게 만드는 조처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이탈리아와 스페인, 그리스 등 5개 EU 회원국은 프랑스와 영국의 양자 협정이 자국으로의 송환 이민자 유입을 초래할 수 있다며 공개적으로 우려를 표한 바 있어 협상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한편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브렉시트 이후 EU 정상으로는 처음으로 영국을 국빈 방문했다.

그는 이날 런던 임페리얼 칼리지에서 열린 인공지능(AI) 행사에 참석해 프랑스와 영국이 미국과 중국에 모두 뒤처져 있다며 양국의 AI 분야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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