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 "美·中 의존 구조 벗어나야"…17년 만에 英 국빈방문

"러, 우크라 전진은 우리 모두 향한 위협…우크라 절대 버리지 않아"
"중동에서 평화 원해…팔 국가 인정하는 두 국가 해법이 유일한 방법"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영국을 국빈 방문해 의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2025.7.8. ⓒ AFP=뉴스1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미국과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BBC와 가디언 등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찰스 3세 영국 국왕의 초청에 따라 사흘간 영국을 국빈 방문했다. 프랑스 대통령의 영국 국빈 방문은 지난 2008년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 이후 17년 만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의회를 방문해 영국 상·하원 의원들 앞에서 영국과 프랑스를 축으로 하는 새로운 유럽 비전을 제시했다.

그는 "우리는 양국이 미국과 중국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구조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우리가 계속 중국과 미국에 의존한다면 우리와 우리 자녀들의 미래가 어떤 모습일지 불을 보듯 뻔하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은 보조금과 산업 역량으로 공정무역을 위협하고, 가치사슬을 불안정하게 하며 새로운 의존 구조를 만들어내고 있다"며 "미국은 무역전쟁을 통해 세계무역기구(WTO) 규범을 더 이상 따르지 않겠다는 명확한 의지를 드러내며 우리가 사랑해 온 무역 질서를 뒤흔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모든 아이들을 위한 지속 가능한 미래를 만들고자 한다면 우리는 이러한 이중 의존 구조에서 경제와 사회를 분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마크롱 대통령은 국제질서 보호를 위해 영국과의 협력을 촉구했다.

그는 "오늘날 평화 질서는 매일 공격받고 있으며 유럽 대륙에 다시 전쟁이 찾아오고 있으며 국제 규범을 무시하는 불안정 세력을 목격하고 있다"며 "우리는 효율적인 다자주의를 수호하고 국제질서를 보호하기 위해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우크라이나가 러시아로부터 불법적인 공격을 받았다"며 "푸틴의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전진할 때마다 그 위협은 우리 모두에게 더 가까워진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힘이 정의라는 논리를 절대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며 "유럽은 절대 우크라이나를 버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중동 지역에서의 평화도 언급했다.

그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두 국가 해법을 지지한다며 "이웃 국가들과 평화롭고 안전하게 공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더 이상 논의보다는 휴전을 원한다"며 "팔레스타인 국가를 인정하는 방향으로 함께 행동하는 것이 평화로 가는 유일한 길"이라고 덧붙였다.

이후 마크롱 대통령은 윈저성에서 찰스 3세 국왕과의 국빈 만찬에 참석했다.

찰스 3세 국왕은 만찬에서 마크롱 대통령에게 "우리는 친구이자 동맹으로서 여러 위협들에 함께 맞서고 있다"며 양국 관계가 유럽의 평화를 지키는 데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yellowapoll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