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못 낀 유럽·아태 다자무역 체제 탄생하나…EU "CPTPP 협력 모색"

EU 집행위원장 "규칙 기반 자유무역 가능하다는 점 보여줄 것"
EU 27개국+CPTPP 12개국 힘 모을까…美 재가입 여부는 글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열린 ‘미국을 다시 부유하게’ 행사서 상호관세에 대해 연설을 하며 한국 25% 등 세계 각국에 부과될 상호 관세율을 설명하고 있다. 2025.04.03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런던=뉴스1) 이지예 객원기자 = 유럽연합(EU)이 아시아태평양 국가들 주도의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과 협력을 통한 세계무역기구(WTO) 대체 체제를 모색하고 나섰다.

성사 시 미국을 빼고 유럽과 아태 지역 39개국이 참여하는 거대 다자 무역 시스템이 새롭게 형성된다. 한국은 CPTPP에 아직 가입하지 않았다.

유로뉴스, 폴리티코 등에 따르면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26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 정상회의에서 EU 27개 회원국과 CPTPP 12개국(환태평양 11개국과 영국)의 협력을 통한 세계무역 질서 재편을 제안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CPTPP와 EU는 강력하다. 우리가 진정으로 추진해야 할 프로젝트"라면서 "규칙에 기반한 토대 위에서 여러 국가 간 자유무역이 가능하다는 점을 세계에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WTO 재설계의 시작이라고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재가입 여부에 관해선 EU와 CPTPP 회원국들이 결정할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11일 부산항 신선대부두와 감만부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2025.6.11/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CPTPP는 일본,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베트남, 멕시코 등이 2018년 출범한 다자간 자유무역협정(FTA)이다. 선진국이 다수 포함돼 회원국 국내총생산(GDP)을 합치면 전 세계 15%에 이른다.

전신은 미국 주도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이었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 1기 시절 탈퇴하자 나머지 11개 국가끼리 협정을 맺었다. 2024년에는 영국도 CPTPP에 합류했다.

1995년 출범한 WTO는 무역장벽 철폐와 분쟁 조정을 통해 전 세계 자유 무역을 뒷받침하는 역할을 했다. 그러나 코로나19 대유행과 트럼프발 무차별 관세전쟁을 잇달아 겪으며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캐나다 앨버타주 캐내내스키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장에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한·일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6.19/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EU 지도부는 미국의 관세 공격에 대응해 인도태평양 국가들과의 협력 강화에 공을 들여왔다. 2020년 브렉시트로 탈퇴한 영국과도 무역 협력을 점차 다시 늘려가고 있다.

CPTPP를 주도하는 일본도 회원국 확대에 적극적이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는 CPTPP와 EU,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의 협력 강화를 강조해 왔다.

한국에선 이재명 대통령과 이시바 일본 총리가 이달 정상회담을 통해 한일 협력을 강조한 가운데 경제계에서 CPTPP 가입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ez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