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투성이 눈밭 녹았다…러·우크라 결정적인 '봄 공세' 준비
우크라, 봄 공세 대비 무장 강화…3개 군단 새로 훈련 중
"20발 중 17발이 불발탄" 오래된 러 무기 변변찮아
- 강민경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진흙 땅이 마르면 향후 몇 주 내로 우크라이나 남부와 동부의 비포장도로와 들판에서 통행이 가능해져 양국 군이 기동 기계화 부대로 돌파를 시도할 수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크라마토르스크발 기사에서 이같이 전망했다.
WSJ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양측이 지난 겨울 많은 사상자를 내면서도 전선에서 큰 변화를 만들지 못했지만, 올봄에는 전쟁의 흐름을 바꿀 결정적인 봄 공세를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우크라, 봄 공세 대비 무장 강화…3개 군단 새로 훈련 중
우크라이나군은 동부 바흐무트를 수개월간 방어하느라 많은 피를 흘렸다. 이들은 미국과 유럽 동맹국들이 해외에서 운영하는 캠프를 포함해 수만 명의 새로운 병력을 훈련시키고 있으며, 봄 공세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는 3개의 새로운 육군 군단을 훈련시키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레오파드2 전차 △브래들리 장갑차 △스트라이커 장갑차 △팔라딘 자주포 △아처 자주포 등 서방의 중화기를 대량으로 도입해 지난 1년간 손실된 장비를 보충하고 있다. 우크라이나가 서방의 전차와 보병 전투 차량을 배치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고문은 "이번 공세는 한 달 반, 두 달, 두 달 반 앞으로 다가온 문제"라며 "우리는 자원을 축적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관리들은 보안상의 문제로 현재 전선에서 어디를 공략할지는 언급하지 않았다고 WSJ는 전했다.
러시아가 장기전에 대비하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서방의 군사적·재정적 지원이 지속되지 않을 것을 주장하면서 우크라이나는 전장에서 성과를 내야 한다는 압박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의회에서 우크라이나 사안을 담당하는 로버트 실리 의원은 "이번 여름은 우크라이나군에 매우 중요하다"며 "여름이 끝날 때까지 진전을 이루지 못하면 서방에서 평화 협상을 촉구하거나 우크라이나를 전혀 지원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목소리가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양측 모두 직업군인 다수 잃고 신병에 의존
양측은 모두 지난 한 해 동안 직업 군인의 상당수를 잃은 상태에서 봄 공세에 나서고 있다. 두 나라 모두 공식적인 사상자 통계를 발표하지 않았으나 서방 관리들의 주장에 따르면 양측의 사상자는 수십만명에 달한다.
그 결과 두 군대는 이제 능력이 제한된 신병에 점점 더 의존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바흐무트 전선에 배치된 우크라이나의 한 육군 대위는 "작년에 지원군을 받을 때는 신병들에게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려줄 필요가 없었다. 그들은 병력 수송차 위에 타는 법, 총을 다루는 법, 수류탄을 쓰는 법을 다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는 경험 있는 병사가 부족하다. 신병 중에는 의욕이 있는 사람이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지만 모든 것을 가르쳐야 한다"고 토로했다.
◇"러시아, 군수품 부족 체감하기 시작"
지난해 전투와 오늘날 전투의 중요한 차이점 중 하나는 러시아가 대형 무기와 군수품의 부족을 체감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라고 WSJ는 설명했다.
전쟁 초기까지만 해도 러시아는 자원이 무한한 것처럼 포를 발사했지만, 이제 탄약이 부족해져 화력 우위를 유지하기가 어려워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러시아는 하루에 약 1만 발의 포탄을 발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데, 이는 지난 여름 2만~3만 발을 쐈던 것에 비하면 감소한 수치지만 우크라이나(하루 3000발)보다는 훨씬 많다.
현재 러시아는 전차와 곡사포, 기타 중화기의 막대한 손실을 대체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올렉시 다닐로우 우크라이나 국가안보국방위원회 서기는 WSJ 인터뷰에서 "러시아는 이런 종류의 전쟁에 휘말릴 거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그들은 전쟁이 빨리 끝날 거라고 예상했지만 끝나지 않았고 지금까지 막대한 자원을 소비했다"고 지적했다.
◇"바흐무트에만 집중하면 봄 공세 위한 병력 고갈될 수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현재 동부 격전지인 바흐무트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바흐무트에서만 계속 싸우면 우크라이나가 아조프해와 흑해 해안선 같은 더 큰 목표에 집중하지 못할 수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최근 바흐무트를 방문한 미 외교정책연구소의 롭 리 선임연구원은 "문제는 바흐무트를 점령하는 데 필요한 병력을 투입하면 우크라이나에 전략적으로 중요한 봄 공세에 투입될 병력이 고갈될 위험이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리 연구원은 러시아 와그너그룹의 병력이 바흐무트의 측면을 점령하고 도시 일부에 진입했기 때문에 더 이상 우크라이나가 병력 측면에서 유리하지 않다고 분석했다.
그렇다고 바흐무트를 포기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우크라이나 동부 작전을 촉왈하는 올렉산드르 시르스키 대령은 "바흐무트가 함락되면 러시아가 기계화 군대와 돌격 부대를 사용해 대규모 공세를 시작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20발 중 17발이 불발탄" 오래된 러 무기 변변찮아
러시아는 침공 시작 당시 목표였던 키이우 내 괴뢰 정권 수립을 포기하지 않았다고 WSJ는 분석했다. 러시아는 지난 겨울 동안 우크라이나의 북쪽에 있는 친러시아 국가 벨라루스에 군대를 파견했는데, 이는 1년 전 실패로 끝난 키이우 공격을 다시 검토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그러나 공격은 현실화되지 못했다.
대신 러시아는 전선을 따라 국지적인 공격 작전을 여러 차례 시도했고, 그 결과 바흐무트 외 다른 지역에서는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이 실패는 러시아 내부에서도 거센 비판을 유발했다. 도네츠크 친러 정부의 국방부 장관을 역임했던 이고르 기르킨 퇴역 대령은 지난주 온라인에 열린 영상에서 "이런 비참한 결과를 내려고 많은 인력과 장비, 엄청난 탄약이 소비됐다"고 말했다.
그는 "체스 선수로서 우리는 수를 뒀지만 실패했고 다음 수는 적에게 달려 있다고 말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러시아가 불레다르 점령에 실패하고 대패한 것과 관련해 루스탐 무라도프 러시아 동부군관구 사령관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그러나 푸틴 대통령은 무라도프를 중장급으로 진급시켰다.
러시아가 불레다르에서 크게 패한 배경에는 탄약 부족이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불레다르에서 싸우는 러시아 보스토크 대대의 알렉산드르 코다코프스키 사령관은 "우리 군은 비축량 확보를 위해 일일 포탄 사용량을 최소한으로 줄였는데, 이는 적을 진압하기에 충분치 않았고 우린 그 결과를 봤다"고 말했다.
이런 탄약 부족은 러시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오래된 탄약과 총을 사용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자포리자주의 최전선에 배치돼 있는 한 우크라이나 병사는 최근 러시아의 152㎜ 곡사포 포격을 받았지만, 20발 중 3발만 폭발했고 모두 명중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나머지 17발은 너무 오래돼서 그런 건지, 아니면 부적절하게 보관한 탓인지 불발탄이었다"고 설명했다.
도네츠크주 리만에서 복무하는 우크라이나 병사는 "과거에는 러시아군이 아무 생각 없이 우리 진지에 200발의 포탄을 퍼부었지만 이제 그들은 비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past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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