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약한 러 방공망…무인기 개발 박차 우크라 "모스크바도 사정권"

올해 8월 크림반도 이어 이달 두 차례 러 본토 공격…소련제 'Tu-141' 자체 업그레이드 가능성
우크라 국영 방산업체 자체 개발 공격용 무인기도 최종 시험 단계

6일(현지시간) 러시아 쿠르스크 비행장이 드론 공격을 받은 후 화염에 휩싸인 모습. 앞서 전날에도 러시아의 라쟌과 사라토프에 위치한 공군기지가 드론 공격을 받았다. 2022.12.06/뉴스1 ⓒ 로이터=뉴스1 ⓒ News1 김민수 기자

(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우크라이나가 지난 8월 크림반도에 이어 이달엔 러시아 본토를 두 차례 무인기로 공격하면서 전쟁 양상이 달라지는 모습이다.

러시아는 지난 8월 크림반도와 이달 초 본토 방공망이 우크라이나 무인기에 속절없이 뚫린 과오를 만회하기 위해 심기일전, 이번엔 격추에 성공했지만 3명의 인명 피해를 막지 못했다.

우크라이나는 무인기를 통해 러시아 본토에 유의미한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점을 확인, 이제 자체 무인기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 1000km 사거리 무인기 개발에 성공, 모스크바도 타격이 가능한 수준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도 자국 제공 무기가 러시아 공격에 쓰이는 것만 반대할뿐, 우크라이나의 자체적인 공격 무기 개발은 막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우크라, 美 묵인 하에 공격용 장거리 무인기 개발 최종단계

러시아 국방부는 26일(현지시간) "새벽 1시35분쯤 모스크바에서 남동쪽으로 약 730km 떨어진 도시 사라토프 인근 엥겔스 공군기지로 우크라이나 무인기가 접근했다"며 "무인기는 저고도에서 격추됐지만, 파편이 추락해 군인 3명이 숨졌다"고 발표했다.

우크라이나는 공격 책임을 공식 인정하진 않고 있지만, 엥겔스 기지는 우크라이나 공습에 관여해온 것으로 알려진 러시아의 전략 폭격기 투폴레프(Tu)-95와 Tu-160이 배치돼 있는 곳이라 주목된다. 우크라이나 국경과는 약 600km 떨어져 있다.

무엇보다 엥겔스 기지는 지난 5일에도 우크라이나 추정 무인기 공격을 받아 군인 3명 사망·4명 부상 및 항공기 2대 파손 등의 피해를 입었던 곳이다. 당시와 달리 이번엔 방공망이 뚫리진 않았지만, 여전히 취약함이 드러났다고 워싱턴타임스(WP)는 평했다.

4일(현지시간) 미국 막서 테크놀러지가 위성 촬영해 공개한 러시아 사라토프 인근 엥겔스 공군기지 모습. 이곳은 우크라이나 국경과 약 600㎞가량 떨어져 있다. 러시아 전략폭격기 보관 창고로 이용되고 있다. 2022.12.04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윤미 기자

스위스타임스와 유라시안타임스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이미 지난 5일 공격 때 아군 방공망을 뚫은 무인기 분석을 마쳤다. 해당 무인기는 소련제 정찰 드론 Tu-141 스트리츠로, 꼬리에 장착되 낙하산을 이용해 임무 완료 시 회수하도록 설계된 모델이다.

미사일 모양에 후방 델타 윙, 꼬리 위에 장착된 KR-17A 터보제트 엔진이 특징이다. 순항 속도는 1000kph, 사거리는 중간 고도에서 최대 1000km까지 가능하며, 러 본토 공격 당시는 저공비행을 했던 것으로 관측됐다. 실제 공격엔 구형 모델을 자체 개조한 모델이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우크라이나는 자체 드론 개조·개발에도 집중, 국영 방산업체 우크로보론프롬은 지난 4일 자체 개발한 공격용 무인기가 최종 시험 단계임을 확인하기도 했다. 해당 모델은 75kg짜리 탄두를 싣고 최대 1000km를 비행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정도면 이론상으론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는 물론 상트페테르부르크까지 사정권에 놓인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우크라이나 국경과 모스크바 중심부 간 거리는 약 450km에 불과하다.

◇러시아 방공망 직접 위협…우크라이나 전쟁 새 국면

이날 요미우리 신문은 "5일 무인기 공격 후 엥겔스 공군기지는 방위 강화책을 강구했지만, 러시아 국방부가 우크라이나와의 국경지대에 고성능 지대공 미사일 'S300V'로 24시간 경계 태세를 펴고 있다고 발표한 직후 이번 (반복된) 무인기 공격이 이뤄졌다"고 해설했다.

그러면서 "러시아군이 전폭기 거점으로 삼고 있는 엥겔스 기지가 무인기로 이달 2번째 공격을 받으면서 푸틴 정권의 위신은 다시 상처를 입었다"며 "우크라이나군은 배후를 공식 인정하진 않지만, 러 본토까지 닿는 무인기 개발을 서두르고 있어 앞으로 무인기를 활용한 공방이 격렬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매체에 따르면 앞서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지난 8일 자체 개말 무인기 7종의 실전 배치를 결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9일(현지시간) 크림반도 노보페도리브카에 있는 러시아의 공군 기지 쪽에서 폭발이 발생했다. 22.08.09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예슬 기자

미국은 확전 위험을 들어 우크라이나에 공격 무기는 공급하지 않고 있으며, 지원하는 군사 물자를 러시아 본토 공격에 사용해선 안 된다고 제한하고 있다.

다만 지난 5일 우크라이나의 무인기 공격 이후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우크라이나가 자체적인 (공격) 능력을 개발하는 걸 막지는 않을 것"이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일각에서는 미국이 이 같은 입장으로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본토 공격을 막지 않음으로써, 러시아가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영토까지 전쟁을 확대하는 것을 차단할 의도가 있다는 분석도 제기한다.

영국 타임지는 이달 초 익명의 미 군사소식통을 인용,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러시아(또는 크림반도)를 공격하지 마라'는 말은 하지 않아 왔다"면서 "펜타곤(미 국방부)은 우크라이나에 장거리 미사일을 지원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보도한 바 있다.

sab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