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터미널' 실존 인물, '18년 노숙' 드골공항서 숨져…향년 77세

생전 "이란 당국으로부터 추방됐다" 주장…영국행 도중 프랑스서 가방 도난
2006년 공항 벗어나 프랑스 시내서 거취 마련…최근 공항 복귀

톰 행크스가 출연한 영화 터미널의 모티브가 됐던 메르한 카리미 나세리가 77세 나이로 13일(현지시간) 프랑스 샤를 드 골 공항에서 숨졌다. (사진은 2004년 촬영) ⓒ AFP=뉴스1 ⓒ News1 정윤영 기자

(서울=뉴스1) 정윤영 기자 = 톰 행크스가 출연한 영화 터미널의 모티브가 됐던 메르한 카리미 나세리가 프랑스 샤를 드 골 공항에서 숨졌다. 나세리는 샤를 드 골 공항에서 18년동안 머물렀던 인물이다.

영국 가디언은 샤를 드 골 공항 관계자를 인용, 이곳에서 18년간 거주하며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 '터미널'에 영감을 준 이란 남성 나세리가 13일(현지시간) 정오께 77세 나이로 공항에서 숨졌다고 전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나세리는 공항 2층 터미널에서 심장마비로 쓰러졌는데, 의료진의 처치에도 끝내 숨졌다.

1945년생인 나세리는 1988년부터 2006년까지 프랑스 샤를 드 골 공항 제1터미널에서 거주한 인물로, 이란의 팔라비 왕조에 대한 반대 시위를 펼치다 당국으로부터 고문을 당한 뒤 추방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그는 친모를 찾겠다며 영국행을 결심했으나 경우지인 프랑스에서 여권이 든 가방을 도난당해 공항에서 18년간 생활했다.

영화 감독 스티븐 스필버그가 연출을 맡은 '터미널'. 할리우드 배우 톰 행크스가 영화의 모티브가 된 실존인물 '메르한 카리미 나세리'를 연기했다.

나세리가 공항을 떠난 시점은 2006년이다. 그는 당시 병원에 입원해야할 정도로 건강이 악화됐고 끝내 프랑스의 한 자선단체의 도움을 받아 파리 시내에서 숙소를 마련할 수 있었다. 그러다 나세리는 최근 공항에 다시 복귀해 생활을 이어갔다고 공항 관계자는 전했다.

가디언은 "공항 직원들이 건넨 식사권을 제외하면 나세리는 그를 알아보는 사람들의 선물과 돈을 일체 거절했다"면서 "나세리는 대부분의 시간을 터미널 1층 빨간 벤치에서 보낸 것으로 전해진다"고 했다.

톰 행크스가 출연한 영화 터미널의 모티브가 됐던 메르한 카리미 나세리가 77세 나이로 13일(현지시간) 프랑스 샤를 드 골 공항에서 숨졌다. (사진은 2004년 촬영) ⓒ AFP=뉴스1 ⓒ News1 정윤영 기자
톰 행크스가 출연한 영화 터미널의 모티브가 됐던 메르한 카리미 나세리가 77세 나이로 13일(현지시간) 프랑스 샤를 드 골 공항에서 숨졌다. (사진은 2004년 촬영) ⓒ AFP=뉴스1 ⓒ News1 정윤영 기자

yoong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