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이 안 만나준다고 바티칸 고대 로마 조각상 훼손…美관광객 체포
고대 로마상 바닥에 내동댕이…문화재 훼손 올 들어 벌써 네 차례
- 김성식 기자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바티칸 박물관에 전시돼 있던 고대 로마 조각상 두 점이 5일(현지시간) 관광객에 의해 훼손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교황이 자신을 만나주지 않는다는 황당한 이유에서다.
6일 미국 CNN은 바티칸 박물관의 일부인 키아라몬티 박물관에서 미국 국적으로 알려진 한 남성이 약 2000년 전 제작된 로마인 흉상 두 점을 쓰러뜨고 도주한 뒤 바티칸 경찰에 체포됐다고 현지 언론을 인용해 보도했다. 키아라몬티 박물관에는 1000여개가 넘는 고대 조각상들이 전시돼 있다.
이탈리아 일간지 일-메사제로에 따르면 해당 남성은 교황을 만나고 싶다고 박물관 측에 요구했으나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자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전해졌다. 박물관의 답변에 분을 참지 못한 남성은 처음엔 로마인 흉상 한 점을 바닥에 내동댕이쳤고 달아나는 과정에서 비슷한 시기에 제작된 또 다른 흉상 한 점을 쓰러뜨린 혐의를 받는다.
바티칸 박물관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이 조각상들을 쓰러뜨린 사람은 바티칸 경찰에 체포돼 이탈리아 당국에 넘겨졌다"고 밝혔다.
다만 이번에 훼손된 작품들은 주요작이 아니며 훼손 정도 역시 복구가 불가능할 정도로 심하진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물관 관계자는 "유명한 작품이라기 보단 다소 부차적인 것들로 평가된다"고 했다. 또 다른 현지 일간지인 라-레푸블리카에 따르면 이 사건으로 흉상 한 점의 코 부위가 떨어져 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두 작품 모두 정밀 검사를 위해 박물관 내 작업장으로 옮겨진 상태다.
CNN은 바티칸을 포함한 이탈리아에서 외국인 관광객에 의해 문화재가 훼손 된 사건이 올해 들어서만 이미 세 차례 발생했었다고 지적했다. 지난 7월 캐나다 관광객이 콜로세움에 자신의 이름을 새기다가 체포됐고 5월과 6월엔 스페인계단에서 사우디아라비아 관광객과 미국인 관광객이 각각 승용차와 전동킥보드를 타고 내려오다 폐쇄회로(CC)TV에 의해 덜미를 잡혔다.
seongs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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