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문화부, 국보급 '소돔의 120일' 자필 원고 62억에 인수
새디즘 원조 저자 사드 후작 재조명 움직임
- 김정한 기자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18세기 후반 프랑스의 소설가인 사드 후작의 악명높고 논란이 많은 소설인 '소돔의 120일' 자필 원고가 455만유로(약 62억원)에 프랑스 정부에 인수됐다.
10일(현지시간) 프랑스의 영문판 인터넷 매체 '커넥숑'에 따르면 프랑스 문화부는 이 원고를 확보한 직후 성명에서 "소돔의 120일은 많은 작가에게 깊은 영향을 끼친 작품이다"며 "파리 비블로테크 미술관에 보관될 것"이라고 밝혔다.
문화부는 전 투자은행(IB)이자 '부사드&가부단' 투자펀드의 공동창업자인 에마뉘엘 부사드가 인수 비용을 부담했다고 설명했다.
문화부는 "부사드 창업자는 1943~1964년 조부가 큐레이터로 일했던 비블로테크 델 아스널에 대한 자신의 특별한 애착을 보여주고 싶어 했다"고 덧붙였다.
정식 이름인 도나시앵 알퐁스 프랑수아 드 사드는 인류 역사상 최고의 변태 성욕자로 거론되는 논쟁적 인물이며, 가학 음란증을 뜻하는 사디즘(sadism)은 그의 이름에서 유래된 것이다.
그는 앙시앙 레짐(프랑스 혁명 이전 구체제)과 프랑스 혁명 이후 생겨난 정권들에 의해 박해받았던 자유주의자로 생의 많은 시간을 감옥에서 보냈다.
'소돔의 120일'은 검은 숲(Black Forest)의 외딴 곳에 있는 성에서 젊은이들을 강간, 고문, 살해하는 데서 쾌락을 추구했던 45~60세의 부유한 남성 자유주의자 4명의 성적 유희를 다룬 작품이다.
사드의 작품과 극단성에 대한 그의 근본적인 사상은 화가 프란시스코 고야, 시인 찰스 보들레르, 철학자 프리드리히 니체를 포함한 많은 위인들에게 영감을 줬다. 하지만 오늘날까지 큰 논란을 일으키는 문제작이기도 하다.
20세기까지 사드의 사디즘에 얽힌 스캔들로 인해 그의 문학에에 대한 기여와 영향력은 크게 조명받지 못했다. 하지만 이후 그의 사상에 대한 검토가 집중됐다.
'소돔의 120일'은 1950년대 영국에서 외설적인 내용 떄문에 출판이 금지됐지만, 이후 출판사 펭귄 클래식에서 제작됐다.
'소돔의 120일'(원제, Les Cent Vingt Journées de Sodome)은 1785년 바스티유 감옥에 갇혔을 때 집필된 것으로, 미완의 작품이다.
길이 12m가 넘는 이 두루마리는 완벽하게 보존된 33쪽 분량으며 책장마다 접착제로 끝부분이 붙어 있다. 글씨는 크기가 작아서 거의 알아볼 수 없는 필체다.
혁명가 아르누 드 생막시민이 바스티유에서 확보했고, 이를 귀족인 빌뇌브 트랑스 후작에게 팔았다.
이 원고는 1904년 독일의 한 정신과의사가 다시 입수했고, 그는 이에 대한 출판을 처음으로 허락했다.
이는 나중에 다른 수집가가 구입했으나, 한 출판업자가 이를 훔쳤다. 이 출판업자는 이를 다른 수집가에게 팔았다.
이후 2014년 원고 수집 전문회사인 '아리스토필'의 창업자인 제라르 레리티에의 재산이 됐다.
프랑스 정부는 다단계 판매 기법으로 투자금을 가로채온 아리스토필에 대한 사기 혐의 조사 후 이 회사를 청산한 다음 2017년 이 원고를 국보로 분류했다.
문화부는 '소돔의 120일' 원고가 내년 콘퍼런스에서 발표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 콘퍼런스는 사드의 이미지, 수세기에 걸친 그의 작품의 수용, 오늘날의 작품 해석에 대한 의구심을 제기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acenes@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