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참정권 100년'…英 의회광장에 첫 여성 동상 세워져
여성 참정권운동 이끈 밀리센트 포셋 여사
'서프러제트' 운동으로 이어져
- 손미혜 기자
(서울=뉴스1) 손미혜 기자 = 영국 런던 웨스트민스터 국회의사당 광장에 처음으로 여성 동상이 세워진다.
2일(현지시간) BBC방송에 따르면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는 영국의 여성참정권 보장 100년을 맞는 내년 여성 참정권 운동을 이끈 여성운동가 밀리센트 포셋 여사(1847-1929)의 동상을 의회 광장에 세우기로 했다고 밝혔다.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총리, 흑인 인권운동가 출신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 에이브러햄 링컨 전 미국 대통령 등 현재 런던 중부 의회 광장에 놓인 11개의 조각상은 모두 남성이었다. 여성 동상이 세워지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포셋 여사는 19세기 후반~20세기 초 여성에게 투표권이 보장되지 않았던 영국에서 한평생을 참정권 등 여성의 동등한 권리 확보를 위해 노력한 인물이다.
1871년 영국 최초의 여자대학인 케임브리지대학 뉴넘칼리지를 설립했으며, 1897년에는 '여성 참정권 협회 국민 동맹'을 설립해 비폭력 평화시위, 청원, 하원 로비 등을 통해 여성참정권을 목적으로 입헌운동을 진행했다.
이는 추후 급진파 여성운동가 에멀린 팽크허스트가 이끄는 서프러제트(Suffragette) 운동으로도 이어졌다.
이를 통해 영국은 1918년 30세 이상 여성들에게 제한적 참정권을 부여하는 인민대표법을 성립했고, 10년 뒤 전 여성에게 남성과 동등한 참정권을 부여했다. 포셋 여사는 이 역사적 순간을 맞은 이듬해 1929년 향년 82세로 별세했다.
메이 총리는 "포셋 여사는 오늘날에도 부정의에 맞서는 싸움에 영감을 불어넣고 있다"며 "영국을 변화시킨 전직 지도자들과 함께 포셋 여사를 기리는 것은 합당한 일"이라고 밝혔다. 또 "그의 동상은 광장에서 정치란 사회 모든 이들을 위해 작동할 때에만 가치를 지닌다는 점을 상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포셋 여사의 뜻을 이어받은 자선 단체 '포셋 소사이어티'는 영국 정부의 이번 결정을 반기며 "포셋 여사의 업적은 위대하지만 지금까지 간과되고 인정받지 못해 왔다"며 "그를 기림으로써 우리는 폭넓은 서프레제트 운동 전체를 기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런던 의회 광장의 여성 동상은 7만명 이상이 참여한 청원운동 끝에 가능했다. 지난해 5월 사디크 칸 런던 시장에게 전달된 서한에는 '해리 포터' 시리즈의 저자 JK 롤링, 페미니즘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배우 엠마 왓슨과 나오미 해리스 등이 함께했다.
동상 설립비용은 여성 참정권 보장 100년을 맞아 올해 배정된 예산 500만파운드(약 70억원) 가운데서 충당될 예정이다.
yeoulim@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