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틀러, '나의 투쟁' 전에 쓴 첫 자서전 있다"

英 역사학자 "1923년 발간…'독일 구세주' 부각"

1923년 발간된 '아돌프 히틀러:그의 삶과 그의 연설'. (출처:애버딘대학)ⓒ News1

(서울=뉴스1) 김윤정 기자 = 독일 나치 정권의 독재자 아돌프 히틀러가 자서전 '나의 투쟁'에 앞서 집필한 '첫 번째' 자서전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9일(현지시간) BBC 등에 따르면 영국 스코틀랜드 애버딘대학의 역사학자 토마스 웨버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위트와테르스란트대학 서고에서 1923년 발간된 '아돌프 히틀러: 그의 삶과 그의 연설'이란 책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웨버는 이 책이 빅토르 폰 코에르베르의 이름으로 출간되긴 했으나 히틀러가 직접 쓴 자서전이 거의 확실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웨버는 "코에르베르가 직접 이 책을 쓴 게 아니다"며 "히틀러가 최측근 루덴도르프 장군에게 자신의 이름을 대신토록 나치당과 관련이 없는 인물을 수소문했다는 코에르베르 부인의 진술이 있다"고 밝혔다.

웨버는 또 "코에르베르가 과거 수감생활을 함께했던 남성에게 보낸 편지에서 히틀러가 직접 집필한 책에 대해 언급한 것을 확인했다"며 "또 독일에선 코에르베르가 1938년 작성한 문서를 찾았는데, 이 문서엔 '히틀러의 적극적인 참여로 시작됐다'는 등 히틀러가 책을 집필했음을 암시하는 내용이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웨버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그가 발견한 이 책은 히틀러가 1923년 수감 중 집필해 1926년에 발표한 '나의 투쟁'보다 앞선 히틀러의 번째 자서전이 된다.

웨버는 "히틀러의 연설이 수록돼 있는 이 책엔 이상한 주장들이 실려 있다"며 "'이 책을 오늘날의 새로운 성경'으로 표현하고, 히틀러에 대한 정치적 박해를 예수 부활에 비유하며 '성스러움'으로 묘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또 "이 책엔 히틀러의 자서전 '나의 투쟁'에서도 반복되는 '정치적 자각'과 관련한 표현들이 반복적으로 등장한다"고 밝혔다.

웨버는 "이 같은 증거들을 종합해보면 히틀러가 자신을 '독일의 구세주'로 부각시키기 위해 자서전을 썼음을 알 수 있다"며 "젊은 시절 히틀러는 기민하고 교묘한 정치인이었다"고 말했다.

아돌프 히틀러 자서전 '나의 투쟁'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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