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80% 태운 17세기 대화재, 350년만에 재현

"재난을 기억하고, 도시의 발전과 번영 기념"

4일(현지시간) 1666년 런던 대화재를 재현하기 위해 템스강변에 설치된 거대한 목조물이 불에 타고 있다. ⓒ AFP=뉴스1

(서울=뉴스1) 김윤정 기자 = 17세기 영국 최악의 참사로 기록된 런던 대화재가 4일(현지시간) 350년 만에 재현됐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1666년 9월 2일 새벽 한 빵집에서 시작된 불은 조기 진화에 실패해 삽시간에 런던 시내로 번졌다. 나흘간 계속된 화재로 교회 87채, 집 1만3000채가 불에 타는 등 도시 전체의 5분의 4가 소실됐다. 또 런던 시내 인구 8만여명 중 7만여 명이 집을 잃었다.

이 사고는 런던의 모습을 전면 바꿔놓았다. 대화재로 목조 건축물이 금지된 이후 회색 석회석으로 지어진 영국식 바로크 건축 양식이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또 소방 시스템이 조직됐고, 보험 산업이 시작된 계기가 됐다.

4일(현지시간) 1666년 런던 대화재를 재현하기 위해 템스강변에 설치된 거대한 목조물이 불에 타는 모습을 시민들이 카메라에 담고 있다. ⓒ AFP=뉴스1

이번 이벤트는 재난을 기억하고, 도시의 재건과 번영을 기념하기 위해 기획됐다.

이날 화재 재현엔 120m의 목조 구조물이 사용됐다. 당시 런던의 스카이라인을 본딴 구조물은 템스 강변에 설치됐다. 이어 해당 구조물에 불이 붙었고, 미국 '화재 아티스트'(burn artist) 데이비드 베스트는 이를 온라인으로 생중계했다.

닉 보저 런던시 문화관광개발 부장은 "350년 전 대재앙 당시 런던 경제의 힘도 소실됐었다"며 "이번 재현은 오늘날의 런던이 잿더미에서 시작되고 발전하고 번영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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