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명 높은 히틀러 자서전 '나의 투쟁' 재출간…이유는?
- 김혜지 기자
(AFP=뉴스1) 김혜지 기자 = 아돌프 히틀러의 자서전 '나의 투쟁'(Mein Kampf)이 재출간돼 나치즘을 죄악시하는 독일 사회에 파문이 일고 있다고 8일 AFP통신이 보도했다.
'나의 투쟁'은 반(反)민주적·반유대적 극우 사상을 담은 위험한 저서로 인식됐다.
책의 저작권을 가졌던 독일 바이에른 주(州)는 독자들이 선동될 가능성을 고려하여 무려 70년간 출간을 거부해왔다. 나치 희생자들을 존중하는 의미도 있었다.
그러나 지난 1일자로 저작권이 만료된 '나의 투쟁'은 오늘 2000페이지 정도의 주석본으로 재출간됐다.
저자인 독일 뮌헨 소재 현대사연구소(IFZ)는 '나의 투쟁'을 둘러싼 신비적 요소를 제거하기 위해 전문가의 논평을 포함한 비판적 판본을 출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나치 홀로코스트의 전조가 담긴 것으로 여겨지는 '나의 투쟁'을 읽는 것이 히틀러 사상의 참혹한 결과를 이해하는 데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심지어 요한나 반카 교육부 장관은 히틀러의 사상이 용인되지 않는다는 것을 공고히 하기 위해 주석본을 국가 전역에서 교육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IFZ에 따르면 새로운 판본은 "히틀러의 논지가 어떻게 도출되는가, 그의 목표는 무엇인가, 그리고 가장 중요하게는 히틀러의 숱한 거짓말과 주장, 가정에 대해 반론들은 어떤 것이 있는가"를 다룬다.
반면 세계유대인회의 로널드 로더 의장은 홀로코스트 생존자들이 받을 상처를 고려하라고 비판했다.
그는 학자들이 이미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논란적인 저서가 굳이 수천 페이지나 되는 주석본으로 시중에 판매될 이유가 전혀 없다고 밝혔다.
독일 시민들은 심리적인 불편함을 느끼고 있다. 히틀러와 그의 서적은 오랜 기간 금기시돼왔기 때문이다. 일부 서점은 히틀러의 서적을 주문하지 않겠다고 공표했다.
BBC에 따르면 IFZ가 '나의 투쟁'을 재출간한 목적은 나치즘의 무서움을 체감하지 못한 현세대를 일깨우기 위해서다.
오랜 기간 금기시된 히틀러 패러디가 최근 코미디쇼 등 독일 매체에서 조금씩 등장하고 있는 현상은 현세대가 나치 시대에 대한 죄책감에서 벗어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BBC는 올해 논란이 된 쾰른 집단 성폭력 사건을 논하기 어려운 이유도 나치즘의 망령 때문이라고 전했다. 독일에서 극우주의 세력이 수십년 전 반유대주의를 반이민주의로 치환해 세를 늘려가고 있기 때문이다.
독일은 그럼에도 '나의 투쟁' 재출간을 통해 히틀러가 다시 살아날 수 없도록 단호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고 BBC는 평했다.
icef0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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