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또는 스웨덴"…난민 가고픈 유럽국 호불호 분명

경제 좋은 독일, 복지 좋은 스웨덴 1·2위

지난 3일(현지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에 머물고 있던 한 소년 난민이 "살기 위해 독일로 가야 해요"라는 종이 팻말을 들고 있다. ⓒ AFP=뉴스1

(서울=뉴스1) 이준규 기자 = 유럽을 전례없는 혼돈 속으로 빠뜨리고 있는 난민들이지만 무작정 유럽으로 들어오는 것은 아니다. 유럽연합(EU) 회원국들 중에도 유달리 선호되거나 피하는 호불호가 나뉘기 때문이다.

난민들이 기본적으로 선호하는 지역은 상대적으로 부유한 서유럽과 복지제도가 잘 돼 있는 북유럽이다.

이 중에서도 독일과 스웨덴은 유독 난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7일 덴마크 항구도시 뢰드비 인근 고속도로에서는 150여명의 난민들이 고속도로 위를 걸어서 이동하는 위험천만한 광경을 연출했다.

이들은 덴마크 동부 연안에서 다리 하나만 건너면 도착할 수 있는 스웨덴 남부 도시 "말뫼"를 구호처럼 외치며 길을 따라 걸었다.

이들은 바로 전날인 지난 6일 덴마크에 들어왔는데 단 이틀만에 덴마크를 벗어나 스웨덴으로 진입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이런 일은 앞서 헝가리에서도 일어났다.

헝가리 수도 부다페스트의 켈레티 기차역에서 발이 묶인 난민 2000여명은 지난 4일 오스트리아를 거쳐 독일로 가겠다며 도보 행진을 시작했다.

비록 독일과 오스트리아의 전격적인 난민 수용 결정으로 인해 중간에 버스를 타고 이동하기는 했지만 이들은 "독일(Germany)" 연이어 외치면서 행진을 했다.

반면 EU 회원국 중 가장 많은 난민이 유입되고 있는 그리스, 이탈리아, 헝가리에서는 유입되는 난민만큼 유출되는 난민이 많아 서유럽으로 향하는 관문에 불과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런 호불호 현상이 일어나는 이유는 독일은 EU의 경제를 이끄는 기관차 격인 나라이며 스웨덴은 전 세계 최고 수준의 복지를 자랑하는 나라이기 때문이다.

독일은 유로존 위기 속에서도 굳건한 경제를 자랑하고 있으며 EU가 오는 인구와 경제력을 기준으로 9일 공개한 난민 배분안에서도 홀로 4만명 이상을 할당받는 모습을 보였다. 정착 후 일자리를 구해야 하는 난민들에게 경제적으로 안정된 독일은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스웨덴은 자타가 공인하는 세계 최고의 복지국가이다. 아울러 난민 유입을 꺼리는 덴마크와 달리 최근 모든 시리아 난민들에게 영주권을 부여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반면 최악의 경제난을 겪고 있는 그리스나 독일, 프랑스, 영국 등에 비해 경제 기반이 취약한 이탈리아나 헝가리는 엄청난 유입 난민수에 비하면 망명 신청자수가 매우 적다.

이런 선호 현상은 통계로도 검증된다.

EU 통계청 연감인 유로스타트에 따르면 독일은 지난해 20만2015명으로부터 망명 신청을 받았다. 이는 EU 회원국 중 유일하게 10만명을 넘긴 수치이다.

2위는 8만1325명이 문을 두드린 스웨덴이다. 독일에 비하면 절반도 안 되는 수치이지만 인구대비 망명 신청자수를 살펴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스웨덴의 인구 100만명당 망명 신청자수는 8365명으로 독일의 2513명보다 3배 이상 높다. 2위인 헝가리의 4337명의 2배에 가깝다.

반면 이탈리아는 100만명당 신청자수가 1060명에 불과했으며 그리스는 1000명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런 추이는 올해에도 계속됐다.

1월부터 6월까지 EU로 망명을 신청한 33만9955 중 절반이 넘는 17만1785명은 독일의 문을 두드렸다. 올해 독일로 망명을 신청하는 사람의 수는 80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2위는 헝가리로 6만6785명이 망명을 신청했지만 이 수치는 헝가리가 EU로 가는 관문이라는 지리적인 특성을 감안해서 살펴봐야 한다.

헝가리는 EU 회원국 내 자유로운 이동을 가능하게 하는 '솅겐협정'에 가입한 나라 중 가장 동쪽에 위치한 나라이다. 때문에 터키나 그리스를 거쳐 서유럽이나 북유럽으로 이동하는 난민 대다수는 헝가리를 거쳐 오스트리아로 이동한다.

스웨덴은 2만8985명으로 3위에 올랐다.

난민들이 독일과 스웨덴을 선호하는 현상은 경제 상황이나 이민 정책이 급변하지 않는 이상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덴마크에 들어온 난민들이 7일(현지시간) 남부 뢰드비에서 출발해 스웨덴까지 걸어서 이동하고 있다. 이들은 덴마크와 인접한 스웨덴 남부 도시 "말뫼"를 외치면서 걸었다.ⓒ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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