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은 내가 좀 안다" 메르켈, 우크라이나 중재 성공할까?
- 권영미 기자
(서울 로이터=뉴스1) 권영미 기자 =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국제마초'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상대해 우크라이나와 크림반도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강력한 '중재자'로 부상하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8일(현지시간) 분석 기사에서 메르켈 총리와 푸틴 대통령과의 특별한 인연과 애증관계를 분석했다.
그리고 타고난 냉철한 현실감각에 더해 동독의 소비에트군 주둔 도시에서 자라난 경험과 10년 넘게 푸틴 대통령을 상대하면서 얻은 노하우, 러시아통인 그녀에 대한 러시아의 암묵적 신뢰감 등으로 메르켈총리가 '해결사'로 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2002년 푸틴 대통령을 처음 만난 후 메르켈 총리는 보좌관들에게 자신이 푸틴의 눈빛을 피하지 않고 똑바로 쳐다봄으로써 'KGB테스트'를 통과한 것 같다고 농담했다. '남자중의 남자', '국제마초' 등으로 불리는 푸틴의 기에 눌리지 않은 것이다.
두살 차이인 메르켈 총리와 푸틴 대통령은 상대방의 언어에 능통할 뿐 아니라 문화까지도 서로 이해하는 공통분모를 지니고 있다. 메르켈 총리는 집무실에 자신의 롤모델인, 독일 출신으로 러시아의 중흥을 이끈 예카테리나 여제의 초상화를 놓았다.
톨스토이와 도스토예프스키의 팬이었던 메르켈 총리는 10대때 러시아어에 탁월한 성적을 거둔 데 대한 부상으로 모스크바를 여행했다. 푸틴 대통령의 학창시절 가장 좋아한 과목은 독일어로 드레스덴에서 KGB요원으로 일하면서 그의 독일어 실력은 완벽해졌다.
총리와 대통령으로서 두 사람은 통역관을 가운데 두고 각자의 모국어로 이야기를 나눴지만 통역관이 잘못 발음한 단어를 지적해 주는 등 상대의 언어에 대해 통역관보다 더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메르켈 총리와 푸틴 대통령의 관계는 오래된 부부처럼 애증이 엇갈리는 것이다. 메르켈 총리가 총리로서 처음 모스크바를 방문했을 때 그녀는 독일 대사관에 러시아내 인권운동가와 푸틴 반대 인물들을 초대해 푸틴에 대한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다.
일년 후 메르켈이 크림 반도의 푸틴 저택에 초대됐을 때 푸틴은 개 공포증이 있는 메르켈 주위를 자신의 커다란 맹도견이 뛰어다니도록 해 '소심한' 복수를 했다.
메르켈 총리의 전기를 쓴 작가인 슈테판 코넬리우스는 두 지도자를 서로의 속셈을 잘 알고 다음에 상대가 무슨 말을 할 지 훤한 오래산 부부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중요한 순간에 메르켈은 푸틴의 편을 들어 '믿을만한 중재자'로서 푸틴과 러시아의 신뢰를 샀다. 2008년 부카레스트에서 열린 나토정상회담에서 메르켈 총리는 조지아(러시아명 그루지야)와 우크라이나를 NATO회원국으로 받아들이자는 미국 등의 의견에 끝까지 반대했다.
메르켈 총리는 동서유럽의 중간에 위치한 국가로서 어느쪽과도 소원하지 않는 균형 외교를 추구해왔다. 미국과 러시아 간에 발생한 동유럽 미사일 방어시스템에 대한 갈등, 이란핵 문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문제 등 중재가 필요할 때마다 메르켈 총리는 발벗고 나섰다.
메르켈 총리는 우크라이나 사태가 발발한 후 공식적으로 푸틴 대통령을 심하게 비난하지 않았다. 푸틴 대통령이 더 과격해질 것을 두려워한 것이다. 독일이 에너지를 유럽내에서 가장 많이 러시아로부터 수입하고 6000개의 독일 기업이 러시아에서 활동중인 것도 한 원인이었다.
하지만 지난주 메르켈 총리는 푸틴 대통령에 대한 포문을 본격적으로 열었다. 푸틴이 국제법을 위반했으며 크림 자치 정부에 대해 용납할 수 없는 개입을 했다면서 사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시작했다.
하지만 일부 국제정치 전문가들은 메르켈의 중재자 역할이 제한적이라고 보고 있다.
슈테판 마이스터 유럽연합집행위원회(EC)의 국제관계 전문가는 "둘 사이에 어떤 신뢰가 형성돼 있고 푸틴이 메르켈의 의견을 경청하지만 메르켈의 영향력에는 한계가 있다"면서 "푸틴은 크림 반도에 대해 매우 분명한 전략적 목표를 갖고 있어 독일에 설득당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ungaungae@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